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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보름동안 100여 명이 참여하는 제사, “은산별신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6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충남 부여군 은산면 은산리 마을 사당인 별신당에서는 3년에 한 번씩 국가무형문화재 제9은산별신제(恩山別神祭)”가 열립니다. 이 별신제는 보통 보름동안 약 100여 명의 인원이 참가하지요. 제사에 앞서 마을 어른들은 제사를 준비하는 대장, 중군, 패장, 사령 등의 임원을 뽑습니다. 이렇게 임원의 이름이 군대조직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은산별신제가 장군제(將軍祭)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은산 마을에 큰 병이 돌아 젊은 사람들이 많이 죽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마을 어른의 꿈에 백제를 지키다 억울하게 죽은 장군이 나타나 자신과 부하들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면 병을 없애준다고 했지요. 꿈에서 깨어 장군이 말한 곳에 가 보니 오래된 뼈가 잔뜩 널려 있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뼈들을 잘 묻고 그들을 위로하는 굿을 하자 병이 사라졌고, 마을이 평온해졌지요. 이렇게 해서 마을사람들은 장군과 병사들을 위로하는 은산별신제를 지내온 것입니다.

 

당굿을 할 때에는 기() 끝에 방울을 매달아 두는데 무녀가 가무를 해서 방울이 울리면 신의 뜻을 얻은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임원 가운데 부정한 사람이 있다는 뜻이어서 이때에는 추운 밤이어도 은산천의 얼음을 깨고 찬물에 목욕재계를 다시 합니다. 제의는 첫날 산에 가서 나무를 베어 오는 진대 베기로 시작해서 닷새째의 별신 올리기, 열흘째의 별신 내리고 하당굿 지내기 등이 이어지며, 마지막 열사흘 새벽 장승 세우기로 끝이 납니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별신제를 지내는 동안 학교가 쉬고, 온 마을이 잔치로 흥청거렸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