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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맑은 하늘에는 무지개가 없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0]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하늘의 무지개는 아름다운 만큼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연적 현상으로서 무지개를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무지개가 보이는 상황이 잘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청명한 날은 절대 무지개를 볼 수 없습니다.

천둥과 먹구름 속에서 장대같은 비가 내리고 난 후

햇살이 찬란할 때 무지개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무지개는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요즘 관공서에는 사시사철 깃발이 걸려 있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축 늘어져있는 깃발은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 않습니다.

깃발이 아름다울 때는 바람에 나부끼며 자신을 다 드러내 보일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곧 시련이라는 바람을 맞을 때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지요.

 

옛날 철기시대 때 철을 단단히 만드는 꺾어 접기라는 방식이 있었습니다.

뭉치쇠를 불에 달구어 모루 위에서 망치로 넓게 편 다음

접어서 다시 망치질 하고....

이런 행위를 반복할수록 단단하고 질긴 쇠가 되어가는 것이지요.

 

맹자(孟子) 고자(告子) 장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天將降大任於是人也(천장강대임어시인)

하늘이 장차 큰 임무를 한 사람에게 내리려 할 때에는

 

必先苦其心志(필선고기심지) 勞其筋骨(노기근골)

그 마음의 의지를 괴롭게 하고 몸을 수고롭게 하며

 

餓其體膚(아기체부) 空乏其身(공핍기신)

신체를 굶주리게 하고 몸을 곤궁하게 한다.

 

行拂亂其所爲(행불란기소위) 所以動心忍性(소이동심인성)

행함에 그 하는 바를 어기게 하고 혼란스럽게 하고

마음을 분발하도록 하고 성질을 참게 하는 것은

 

曾益其所不能(증익기소불능)

그가 할 수 없을 때까지 더욱 잘하게 하려는 것이다.“

 

하늘이 장차 중대한 일을 맡기려는 사람에겐 일부러 큰 시련을 준다는 내용입니다.

땅에서 넘어진 자는 땅을 밟고 일어서야 합니다.

잔잔한 바다에서 위대한 선원이 탄생할 수 없고

조용하고 맑은 하늘에선 무지개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견디기 힘든 시련을 겪고 있다면

아마도 그건 미래 큰 사람이 되기 위한 위대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