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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무덤에서 나온 순천 김씨 철릭과 한글편지 193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7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충북 청주의 충북대학교박물관에 가면 국가민속문화재 제109호 청주 출토 순천김씨 옷과 편지가 있습니다. 이는 1977, 청원군 석병산에 있는 채무이와 그의 부인 무덤을 이장할 때 관에서 나온 것으로 옷과 당시 채씨 집안에 오고간 편지들입니다. 채무이(15371594)는 임진왜란 중인 선조27(1594)에 죽었고 그의 둘째 부인인 김씨는 임진왜란 전에 죽은 것으로 보여 이곳에서 출토된 옷과 편지들은 임진왜란 때의 유물들이지요.



 

옷은 김씨 부인이 평소에 입었던 것으로 겹누비철릭 1, 겹누비바지 2, 겹회장저고리 2, 직령 겹두루마기 1, 목면 겹저고리 1, 모시 치마 1, 베적삼 1, 모시철릭 1, 토시 1점 등이 있습니다. 원래 철릭은 조선시대 문무관리들이 외국에 사신으로 파견되거나, 국난을 당했을 때, 임금을 호위할 때 입었던 옷인데 여자도 철릭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동시에 철릭 초기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복식사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

 

특히 옷과 함께 편지 뭉치가 관 속 빈 공간을 채운 채 192점이 출토되었습니다. 이 편지는 모두 닥나무 한지(韓紙)에 쓴 것인데 한문편지 3점을 빼고는 모두 한글편지지요. 편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친정어머니인 신천강씨(信川康氏)가 시집간 딸인 순천김씨에게 보낸 것입니다. 내용을 보면 시집간 딸을 그리워하는 것은 물론, 병들고 가난한 늙은이의 쓸쓸한 마음, 외도한 남편에 대한 하소연, 주인과 종 사이에 벌어지는 미묘한 갈등 등 삶 속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들어있습니다. 또한 대화체에 가까운 생생한 일상어를 풍부하게 담고 있으며, 중세국어에서 근대국어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말들로 당시 우리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