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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가을밤, 과천을 경기소리로 수놓았다

(사)한국경기소리보존회 제15회 정기공연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027일 저녁 7시 경기도 과천 과천시민회관 대강당()에서는 한국경기소리보존회 제15회 정기공연 "경기천년, 경기소리로 수놓다" 공연이 열렸다.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1호 경기소리 보유자며, ()한국경기소리보존회 이사장 임정란 명창이 15해를 이끌어온 꿈같은 대공연이다.

 

임정란 명창은 내년은 경기천년의 해입니다. 긴 세월 경기소리도 민중예술로 함께 하였으며, 지금도 많은 소리꾼들이 다양한 공연 등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습니다. 실력과 인격을 갖춘 전문적인 소리꾼들의 배출로 경기소리의 예술성과 보존가치가 면면히 빛이 나기를 바랍니다.”라고 공연 인사말을 했다.


 

공연의 해설을 맡은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회장(단국대 국악과 명예교수)은 무대에 올라 임정란 명창은 경기소리와 이를 기본으로 하는 경기소리극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은 물론 과천이라는 지역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과 과거 그의 집안이 이루었던 영광의 세월을 오늘에 다시 재현해 보겠다는 의지로 15년을 올곧게 이어온 소리꾼이다. 오늘 공연은 임 명창과 그 제자들이 내년으로 도래한 경기 천년의 해를 맞이하여, 경기소리의 은은한 멋과 흥취, 경기소리만이 지닌 음악적 특색을 한껏 들어내는 무대로 만들어 줄 것이다.”라고 말한다.

 

첫 무대는 임정란 명창과 50여 명 제자들이 함께 하는 경기 12좌창 선유가이다. 특별한 것은 12인의 가야금 병창이다. 단순히 좌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야금과 함께 빚어내는 소리의 마술이다. 임정란 명창과 그 제자들의 아름다운 화성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다. 특히 무대 뒤로 영상과 사설 자막을 보여주어 청중들의 음악 몰입도는 한층 깊어진다.


 



이어서 경기소리는 물론 제주민요, 서도민요는 물론 경기 산타령 등이 함께 어우러진다. 경기소리로만 멈추지 않고 외연 확장을 꿈꾸는 임 명창과 제자들의 힘찬 노력이다. 그리고 공연은 죄창과 선창이 번갈아 나온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산타령을 부르면서 소리꾼들이 모두 국악기 을 들고 나와 공연을 한층 성숙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공연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는 점에 대해 서한범 교수는 거에는 좌정하고 앉아서 불러오던 잡가와 같은 긴 소리들을 서서 움직이면서 부르도록 동적으로 변화를 준다거나 또는 장고 반주만으로 부르던 노래들을 다양한 반주로 확대해서 부른다거나, 또는 창자 자신이 가야금이라는 반주 악기를 스스로 타면서 부르는 병창의 연주스타일로 바꾸는 형태 등을 칭찬할 만하다.”라고 말한다.



 

공연의 중간에 채향순중앙무용단의 부채춤과 소고춤을 곁들인 것도 청중들에게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했다.

 

공연의 점점에 다다르자 임정란 명창은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1호 전수교육조교이며 제자인 이윤경과 함께 나와 정선아리랑, 한오백년, 강원도 아리랑 등 강원도 민요를 불러 청중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임정란 명창의 성가가 헛된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과천시 별양동에서 왔다는 청중 변성희(69) 씨는 정말 흥겨운 공연이었다. 공연 내내 나가서 춤을 추고 깊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역시 우리 민요는 우리들의 힘든 삶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다. 과천에 임정란 명창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한다.

 

깊어가는 가을, 경기소리는 경기도 과천을 아름답게 수놓은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