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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교토 우지강변에 시인 윤동주 기념비 제막식 열려

어제 28일, 우지강변 신핫코바시에서 100여명 모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 (28) 오전 11시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교토 우지시(京都 宇治市)에 있는 우지강변 신핫코바시(新白虹橋)옆에서는 아주 특별한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시인 윤동주 기억과 화해의 비 (詩人尹東柱 記憶和解)” 제막식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성균관대 교수)를 비롯한 백영서(연세대 윤동주기념사업운영위원회)위원장 등 한국 쪽 인사와 일본의 윤동주기념비건립위원회 안자이 이쿠로(安齋育郞) 위원장을 비롯한 윤동주를 사랑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일본 전역에서 참석했다.

 

이번에 기념비가 세워진 우지강변(宇治川)은 윤동주가 도시댜대학에서의 유학생활을 접고 귀국하기로 맘먹은 뒤 학우들과 송별회 겸 놀러갔던 아마가세다리(つり)보다 상류쪽에 위치한 신핫코바시(新白虹橋) 옆에 세웠다. 윤동주와 학우들은 당시 아리랑을 불렀는데 이번 기념비 제막식 때도 참석한 모든 이들이 아리랑을 불러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제막식은 일본기독교단우지교회목사의 기도로 시작하여 건립위원장의 인사와 제막식에 이은 헌화로 이어졌다. 아울러 윤동주의 시 새로운 길은 참석자 모두가 함께 낭송했다. 이어 오후 2시 부터는 일본기독교단우지교회로 장소를 옮겨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기념 모임1시간 반 정도 가졌으며 모임 끝에는 참석자 모두가 한국어로 고향의 봄을 불렀다.

 

이날 제막식에 참가한 시인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모임(詩人尹東柱記念する立教)’의 대표인 야나기하라 야스코(楊原泰子) 씨는 교토에 세 번째로 들어선 윤동주 시인의 기념비 제막이 감격스럽습니다. 기념비를 세우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윤동주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금으로 오늘의 시비가 완성되어 기쁩니다. 시비의 제목처럼 영원한 청년 시인 윤동주을 기억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윤동주 시인의 한글 시 전작을 유려한 일본어로 번역하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일본에서 출간한 우에노 미야코(上野都) 시인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으나 유리알처럼 맑고 깨끗한 영혼의 소유자인 윤동주 시인의 시공(時空)을 초월한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일본에 많이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암울한 식민지 시절, 젊은 나이로 일본땅에서 목숨을 잃은 윤동주 시인의 조국사랑과 평화에의 갈망을 기념비 제막과 아울러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한다.”고 기자에게 전해왔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윤동주 새로운 길’,1938-

 

어제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교토 우지강변의 기념비 제막식에는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이 낭송되었다. 윤동주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낡고 더러운 길이 아닌 희망스럽고 신선한  새로운 길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참고로, 현재 일본 교토에는 3개의 시인 윤동주 기념 시비가 세워져 있는데 첫 번째 세운 시비는 윤동주 시인이 다니던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1996)구내에 있으며, 두 번째는 하숙집이 있던 자리인 다카하라 (高原, 2006), 그리고 어제 제막식을 가진 우지강변(宇治川, 2017)이 세 번째 기념비다.

 

올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에서는 시비 건립을 비롯한 각종 추모행사 등 이 다채롭게 진행 중이다. 19171230일생인 윤동주 시인의 100주년 탄생 행사는 올해 끝 날까지 여러 곳에서 이뤄진다.

 

이 기사는 시인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모임(詩人尹東柱記念する立教)’의 대표인 야나기하라 야스코(楊原泰子) 씨가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기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