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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우리 겨레 고유의 의학을 추구한 책, 《향약집성방》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7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민간의 옛 늙은이가 한 가지 약초로 한 병을 치료하여 신통한 효력을 보는 것은, 그 땅의 성질에 적당한 약과 병이 서로 맞아서 그런 것 아닐까? ...... 오방(五方)이 모두 성질이 다르고, 천리면 풍속이 같지 않아, 평상시의 좋아하는 음식의 시고 짬과 차고 더움이 각각 다른 것이니, 병에 대한 약도 마땅히 방문을 달리해야 하며 구차하게 중국과 같이할 것이 없는 것이다. …… 향약을 써서 병을 고친다면 반드시 힘이 덜 들고 효염은 빠를 것이니, 향약집성방이 이루어진 것이 얼마나 백성에게 혜택을 주는 것인가?”

 

위는 세종 때 펴낸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 나오는 말들입니다. 어떤 이는 한의학이 중국 중의학을 모방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람의 몸과 그 사람이 태어난 고장의 흙은 하나라는 뜻의 '신토불이(身土不二)'를 모르는 소치입니다. 아무리 중의학이 뛰어나다 해도 그것이 우리 겨레에게 잘 맞을 리가 없기에 우리만의 의학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을 향약집성방은 가르쳐줍니다. 이는 중국 사람과 조선 사람은 소리와 기운이 달라서 말과 문자가 다르다며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과 같은 정신이지요.


 

향약집성방1433(세종15)에 유효통(兪孝通)노중례(盧重禮)박윤덕(朴允德) 등이 1398년에 펴낸 의약서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을 바탕으로 하여 다시 조선의 모든 방문(하나의 처방전)들을 모아서 분류, 첨가하여 만든 책입니다. 또 책 이름을 특히 향약이라 하고 그 내용도 고려 후반기부터 민간 노인들이 사용해 오던 향약방을 많이 채집하여 중국에서 들어온 중의학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우리 의학의 독자적 전통을 찾아보려고 노력한 것이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