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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농촌 풍경을 아름답게 표현한 박지원의 한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81]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翁老守雀坐南陂(옹로수작좌남피) 노인 참새 쫓느라 언덕에 앉았는데

粟拖狗尾黃雀垂(속타구미황작수) 개꼬리 같은 조 이삭에 노란 참새 앉았고

長男中男皆出田(장남중남개출전) 큰아들 작은아들 모두 다 들에 나가니

田家盡日晝掩扉(전가진일주엄비) 농삿집 온종일 낮에도 문 닫겼다네

鳶蹴鷄兒攫不得(연축계아확부득) 솔개가 병아리를 채려다가 빗나가니

群鷄亂啼匏花籬(군계란제포화리) 호박꽃 울타리에 뭇 닭이 꼬꼬댁거리네

小婦戴棬疑渡溪(소부대권의도계) 젊은 아낙 바구니 이고 냇물을 건너려 하는데

赤子黃犬相追隨(적자황견상추수) 아이와 누렁이가 줄줄이 뒤따르네


 

이 한시는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 영조 13~1805, 순조 5)<전가(田家)>입니다. 농촌 풍경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지요. 젊은 아낙이 바구니를 인 채 냇물을 건너가려 하는데 그 뒤로 아이와 누렁이가 따라간다는 표현으로 시의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박지원은 청나라 고종 70살 축하사절의 수행원으로 따라가 압록강을 건너 북경열하를 거치는 3천여 리를 목숨을 걸고 여행하고 돌아왔는데 이때의 견문을 정리해 쓴 책이 그 유명한 열하일기(熱河日記)입니다. 이 책을 국역한 고미숙 작가는 서슴없이 세계 최고의 여행기라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작가로서의 이름을 떨친 연암은 뜻밖에 비교적 제한 없이 자유로운 고체시(古體詩)와 엄격한 규칙이 있는 금체시(今體詩)를 합해 고작 42수의 시를 남겼다고 그의 아들 박종간은 전합니다. 그는 시를 많이 짓지도 않았지만 제대로 보관을 하지 않아 남은 한시(漢詩)가 많지 않다고 것이지요. 그러나 연암은 산문뿐만 아니라 시 또한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천재 문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