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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조선족문학창

피안이라 부르는 저쪽켠의 강기슭

[석화시 감상과 해설 21]



[신한국문화신문=석화 시인]


 

피   안


 
       기실 모두가 저쪽에서 건너온 것이지만
      지금은 그저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엷은 안개가 가물가물 피어오르는 한줄기 강물,
      먼 서쪽나라의 어느 하늘밑을 흘러가는 요단강처럼
      우리는 누구나가 다 한줄기 강물을 갖고 있다

      피안 혹은 대안이라 부르는 저쪽켠의 강기슭
      아슴푸레 바라다 보이는 저쪽 기슭으로 늘 건너가보고 싶지만
      피와 살과 뼈가 너무 무겁다

      기실 모두가 다 다시 저쪽으로 건너갈 것이지만
      지금은 그냥 그저 건너가보고 싶은 생각뿐이다

      지금 저쪽 기슭에서 이쪽을 건너다보고 계실
      어느 분도 이와 같은 시를 쓰고 있을까




해설

한 사람의 시인을 평가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한 권의 시집만으론 지극히 일차적인 형식비평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형식주의 비평은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 작품에 다루어진 사회상, 혹은 그것이 미친 영향 등을 세밀히 분석하고 평가하는 역사주의 비평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동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동명의 이름을 가졌다는 남다른 친근함으로 그가 가진 시의 눈과 마음과 심장을 열어보기로 했다. 태어나고 자란 곳 그리고 삶의 뿌리가 나와 다른 그가 살고 있는 연길이라는 지역을 탐험하며 조심스럽게 그의 시집 세월의 귀를 열어보자.

피안이란 불교에서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도달하는 일, 또는 그 경지를 말한다. 시인은 그곳에 고국을 두고 있다. 태어나고 자란 곳은 아니지만 이민족이 가질 수밖에 없는 마음의 정처 없음과 본질적 그리움이 이 시의 주조라고 말할 수 있다. 3연에서 "저쪽 기슭으로 늘 건너가보고 싶지만 / 피와 살과 뼈가 너무 무겁다"고 시인은 말한다. 그것은 이미 타국에서 정착된 시인의 삶의 뿌리가 너무 깊어 고국이 그리워도 그곳으로 옮겨 심을 수 없다는 한탄에 다름 아니다.

이것은 비단 그만의 한탄은 아닐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남의 나라에 뿌리내려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남의 나라라는 현재의 거주지 사이에서의 방황은 공통분모가 아니겠는가.

                                            (서석화 한국시인, “중국 조선족 시인 석화, 그와 잠시 걷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