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숱하다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숱하다
[뜻] 아주 많다
[보기월] 그 숱한 나뭇잎들을 쓸어 담아 놓은 걸 보니 놀라웠습니다.
지난 닷날 솜씨 뽐내기는 멋지게 잘 마쳤습니다. 아이들도 잘했지만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도운 여러 사람들이 있어서 아이들 뽐내기가 더욱 빛이 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땀을 흘린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뽐내기를 마친 자리를 다 치우고 뒤풀이가 있었는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새로운 배움과 만남이 있어 좋은 갈모임(학회)이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벼름소(주제)를 가지고 재미있게 말씀을 해 주신 분이 많아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그 글을 읽고 조금은 다른 생각으로 글을 다듬거나 고치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 말씀을 들으며 꼼꼼함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뒤풀이 자리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듣고 배운 것들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안친 일이 많아서 밝날 집에서 쉴 수가 없었습니다. 막바지 고까잎 구경이라도 갔으면 하는 식구들 말을 뒤로 하고 배곳으로 갔습니다. 배곳까지 가면서 길가에 떨어진 잎들을 밟으며 갔습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그 잎들을 담아 놓은 것들이 보였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보다 담긴 게 더 많았습니다. 그 숱한 나뭇잎들을 쓸어 담아 놓은 걸 보니 놀라웠습니다.
우리가 못 본 사이 그 많은 일들을 한 분이 계셨다는 거지요. 수북하게 쌓인 잎들이 누군가에게는 가을 맛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일이기도 한 것입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일을 하긴 했지만 마음 먹었던 만큼 다 하지는 못 했습니다. 그 만큼 일은 줄었으니 남은 일들 하나씩 챙겨야겠습니다.
-하늘에 별이 숱하게 있다.(표준국어대사전)
-나는 학창 시절 선생님의 매서운 꾸지람에 숱하게 눈물을 쏟았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50해 들겨울달 열사흘 한날(2017년 11월 13일 월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