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연’에서 궁중무용ㆍ종교무용ㆍ민속무용은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이라는 사계절 속에 새 옷을 입고 새롭게 태어난다. 1막(봄)은 연회의 시작을 알리는 궁중무용, 2막(여름)은 기원의식을 바탕으로 한 종교무용, 3막(가을)은 다양한 민속무용으로 구성됐다. 마지막 4막(겨울)에는 ‘신태평무’를 배치함으로써 태평성대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기존 한국무용 작품에서 여성무용수의 춤이 중심을 이뤘던 것에 견주어 ‘향연’은 남성과 여성의 춤을 동등하게 배치해 에너지와 역동성을 높였다. 연출가 정구호는 춤 외의 모든 요소를 정리한 간결한 무대 위에 강렬한 색채를 조화시키는 무대 미학을 구현함으로써 동시대 관객에 다가가는 전통예술 공연을 탄생시켰다. 종묘제례의 범절과 의미를 담은 경건한 움직임부터 재간을 한껏 부린 신명 나는 디딤새를 담은 조흥동의 안무, 장식적인 화려함을 덜어내 단순함으로 채우고 화려한 장관으로 증폭시키는 정구호의 연출이 만나 절정의 무대를 탄생시켰다.
2015년 12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된 ‘향연’은 한국무용이 낯선 2030 젊은 세대까지 관객층을 확대하며 전 회 매진을 기록했다. 이후 2016년 4월 재공연에선 무용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개막 전 매진돼 한 회를 추가하기도 했다. 2016-2017 시즌에는 유료 관객 94.2퍼센트라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춤 신드롬’을 견인하고 있다. 전통 춤사위의 원형을 고수하되 현대에 맞도록 장면을 구성하여 동시대성을 꾀한 결과다. 이번 시즌에는 12월 해오름극장 공연을 비롯해, 내년 6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과 울산문화예술회관 공연을 앞두고 있다.
안무에 조흥동, 연출에 정구호, 협력안무에 김영숙ㆍ양성옥이 맡았고, 입장료는 VIP석 7만원,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이며, 기타 자세한 것은 국립극장(02-2280-4114 www.ntok.go.kr)에 문의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