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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산수도 두 점’, ‘그림 속의 개’, ‘조선이 사랑한 소동파‘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이 새롭게 선보이는 3건의 알찬 전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 2005년 용산시대의 개막 이후 12년 만에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을 전면 개편하고 128일부터 새롭게 문을 연다.

 

다채로운 콘텐츠와 현대적인 디자인 속에서 강약있게 재편

 

이번 서화실 개편은 먼저 기존의 서예실을 서화입문실로 확대 개편하여 젊은 세대의 공감과 기성세대의 향수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꾸몄다. 명품실주제전시실을 신설해 국보나 화제작 등을 전시하여 한국서화의 미와 핵심적인 가치를 체험하는 감상공간의 기능을 극대화했다. 마지막으로 휴게공간을 전면 재편하여 아카이브 코너와 휴게 장소로서의 기능을 겸한 한국적 쉼터기능을 가진 편의시설로 그 기능을 강화했다.

 

아울러, 최신 LED조명과 현대적인 디자인의 서화감상 전용 진열장을 제작하여 빛에 민감한 서화류의 보존환경과 쾌적한 관람환경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서화가의 방은 다채로운 콘텐츠와 고해상도 디지털 영상 등의 보조물로 연출해, 직관적 체험과 실감나는 몰입감을 배가할 수 있게 했다. 서화실은 구성과 내용을 획기적으로 개편함과 동시에 최신 설비와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관람환경을 쾌적하게 꾸며 관람객이 보다 쉽게 편안하게 전시품을 감상 할 수 있게 했다.

 

서화실은 개편에 맞추어 세 편의 새로운 전시 꾸러미를 선보인다.

 

다시 만난 조선시대 산수도 두 점


 

조선시대 전기의 산수화는 선조들이 꿈꾸었던 이상향(理想鄕)이 아름답게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에 전하는 작품이 희소하여 더 유명하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이 일본에서 구입한 조선 전기 산수도는 그윽한 아취와 능숙한 필법으로 보물급이라는 찬탄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산수도와 짝을 이루는 듯 비슷한 외모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란히 전시되는 두 점의 조선 전기 산수도는 화풍과 바탕종이가 같아서 한 화가가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화가가 과연 누구일까 하는 문제는 학계의 오랜 숙제이기도 했다. 명품실에서는 화제의 두 작품을 최초로 나란히 전시하며 옛사람이 꿈속에서도 그리던 이상향(理想鄕)의 그윽한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개를 그린 그림, 그림 속의 개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앞두고, 개를 그린 동물화와 <평생도平生圖>와 같은 옛 풍속화에 등장하는 개를 한자리에 모았다. 한국에서 개는 십이지(十二支)의 열한 번째 동물로서 사람을 돕는 어진 동물[仁獸]’이라 하여 예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첫 번째 주제전시실에서는 가족의 자애로운 사랑이 느껴지는 이암(李巖, 1507~1566)<어미개와 강아지(母犬圖)>를 비롯한 16건의 명작들이 개띠 해에 즈음하여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의 가슴을 따사롭게 어루만져준다. 특히 긁적이는 개를 포착한 서로 다른 작가의 세 작품은 개성 넘치는 조선 화가들의 솜씨를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해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소동파, 조선이 사랑한 선비

 

소동파(蘇東坡)로 널리 알려진 북송의 문인 소식(蘇軾,1037~1101)은 여러 차례의 유배와 파란만장한 생애 속에서도 아름다운 시문학과 호연지기를 드러내는 수많은 일화를 남기며 옛사람의 귀감이 되어왔다.


 

두 번째 주제전시실에서는 소식의 삶과 예술과 관련한 23건의 조선시대 서화작품을 선보인다.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이후)의 대표작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병풍과 아울러, 평양 출신 화가 이팔룡(李八龍, 19세기 활동)이 그린 것으로 전하는 서원아집도12폭 작품을 최초로 공개하며, 이정(李霆, 1554~1626), 유덕장(柳德章, 1675~1756), 신위(申緯, 1769~1847) 등 조선시대 삼대 묵죽화가의 작품들도 같이 전시하여 소동파에서 비롯되어 조선에서 활짝 피어난 묵향 짙은 선비정신의 세계를 음미할 수 있다.

 

이번 서화실 개편은 신임 관장 취임 후 첫 번째 상설전시실 개편으로써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의 미래와 그 방향을 예시하는 사실상 첫 번째 시도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은 정기적으로 소주제의 교체전시를 할 계획이며,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로부터 사랑받는 전시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롭게 열린 서화실 전시가 관람객 여러분의 연말연시를 더욱 뜻깊고 풍성하게 채워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