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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나무 대신 구리로 만들어진 희귀한 경상(經床)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0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예전에 경전이나 책을 얹어놓고 읽는 데 쓰던 책상을 일컬어 경상(經床)이라고 했습니다. 불교가 융성하였던 고려시대에는 절의 필수품으로 쓰였으며 형태가 아름다워 불교의 강력한 후원자였던 왕실과 귀족계층에서도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조선시대에도 이어져 검소함을 미덕으로 여기던 사대부 선비들은 과다한 장식을 하지 않았지요.


 

보통 경상의 재료는 괴목, 소나무, 죽장, 오동나무, 피나무, 가문비나무, 산유자나무 따위를 썼습니다만 드물게 구리(, )도 보입니다. 동아대학교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동제(銅製) 경상은 구리를 주조해서 접합하여 만든 4각 탁자입니다. 이는 천판(天板) 윗면에 고려시대의 대방광불화엄경변상도(變相圖)를 새긴 독특한 금속제 경상으로 현재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형태는 4각의 낮은 호족반(虎足盤, 다리가 호랑이 다리 모양을 한 소반)과 비슷하며, 천판과 운각, 4개의 동물 모양 다리, 그리고 양쪽 다리를 연결하는 족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식으로 볼 때 조선 후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금속제 경상은 현존하는 예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 유물은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히 클 뿐 아니라, 경상의 천판 상면에 새겨진 화엄경변상도는 해인사에 소장된 고려대장경의 변상도와 구도와 표현 방식이 상당 부분 비슷하여 고려대장경과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