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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기다’가 그림씨가 아니고 움직씨라고?

국립국어원의 “‘잘생기다’ 등 형용사의 품사 변경”에 쓴소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인]  “‘잘생긴다, 못생긴다현실적으로 동사라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고 상태인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형용사들을 동사라 하시는 건가요

 

국립국어원 나도 한 마디꼭지에 한 누리꾼이 올린 의견이다. 이는 최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낡다’, ‘못나다’, ‘못생기다’, ‘잘나다’, ‘잘생기다5개 낱말의 품사가 그림씨(형용)사에서 움직씨(동사), ‘빠지다’, ‘생기다’, ‘터지다3개 어휘의 품사가 보조 형용사에서 보조 동사로 변경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잘생기다등 형용사의 품사 변경에 대한 안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품사는 단어의 문법적 특성(문장에서의 기능, 형태적 특성)을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이에 따르면 동사와 형용사는 문장에서 서술어 역할을 하며 어미가 붙어 모양이 변하므로 함께 용언이라 불립니다. 그러나 동사와 형용사는 동작을 나타내느냐 상태를 나타내느냐의 차이도 있고, 또 대개는 활용 양상에서도 차이를 보여, 이 활용 양상의 차이(형태적 특성)를 기준으로 구분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용언 중에는 활용을 거의 하지 않아 동사인지 형용사인지 판정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습니다. 위에서 든 잘나다, 못나다, 잘생기다, 못생기다같은 예들이 그러합니다.

 

이들은 활용의 양상이라는 기준을 가지고는 품사를 분별할 수 없기 때문에 학계에서 이들의 품사에 대한 논란이 많이 있었으며, 사전들마다 품사를 조금씩 달리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논의가 축적되어 최근 국어학 분야에서 다음과 같은 이론이 중론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를 반영하여 이번 3/4분기에 앞에서 든 몇몇 용언들의 품사를 형용사에서 동사로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국어원은 먼저 한국어에서 두 요소가 결합하여 복합어를 이룰 때 보통 그 품사는 뒤 요소의 품사로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잘생기다등의 복합어는 뒤의 요소가 동사(생기다, 나다)이기 때문에 그 합성의 결과를 형용사보다는 동사가 되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론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품사를 변경한 까닭은 설명했다


   

그러자 일부 누리꾼들은 국어대사전에 움직씨(동사)'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 형용사는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품사'”라고 했는데 어찌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잘생기다'가 동사일 수 있느냐며 반박했다. 또한 이들은 '잘생기다''잘생기자', '잘생겨라' 같은 청유형이나 명령형으로 쓸 수 없기 때문에 동사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어학을 전공한 이원근 박사는 일반적으로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은 형용사,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은 동사로 본다. 그러나 그 중간적인 모습을 띈 것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잘생겼다도 있다. 하지만 이 잘생겼다를 어미적 특수성 하나만 가지고 동사라고 판단한다는 것은 그 근거가 약하다. ‘잘생겼다는 동사적 속성보다는 형용사적 특성이 강한 낱말이라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국어의 품사론이나 문법적 정의는 학문연구의 결과로 정하고 또 이를 국립국어원이 수렴 정의하는 것이 맞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중의 언어생활에 맞춰 국어사전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부정적인 뜻을 가진 어찌씨(부사) ‘너무좋다’, ‘예쁘다앞에 올 수 있다고 허용했으면서 언중이 그림씨로 인식하는 잘생기다를 그림씨가 아닌 움직씨로 바꾸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닌가? 만일 국어원이 그렇게 잘생기다를 그림씨가 아닌 움직씨로 바꾸려면 움직씨와 그림씨 정의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