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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배’와 ‘가득 참’ 경계하기

[정운복의 아침시평 2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7월에 종영한 군주라는 드라마에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세자 이선(사도세자)의 속세의 스승이 될 우보는 편수회 우두머리 대목을 만납니다.

그는 계영배를 내 놓으며. 그의 작태가 지나침을 경계하지요.

과거 주인에게 배신당한 대목이 우보에게 와서 살아갈 방법을 물었을 때,

그는 개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되라했습니다.

 

그런데 대목은 편수회 우두머리가 되면서 개가 아닌 승냥이가 되었고.

이제는 호랑이를 넘어. 심지어 왕의 자리마저 자기 마음대로 쥐락펴락,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이에 우보가 계영배를 내 놓으며. "가득 참을 경계하라."고 말하지요.

 

그러나 대목은 권력의 맛에 취해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결국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계영배에 얽힌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우명옥은 강원도 홍천 사람으로 사기를 만드는 도공이었습니다.

그는 광주 분원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마침내 설백자기(雪白磁器)를 만들었습니다.

그가 만든 설백자기는 왕실에 진상되었고 많은 상금을 받았습니다.

 

그 후 우명옥은 동료들의 꾐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재물을 모두 탕진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그는 조석으로 찬물에 목욕하고 밤을 낮 삼아 무엇인가를 만듭니다.

시간이 흘러 그는 스승에게 조그만 한 잔을 보여주며 이 잔을 계영배라고 하였습니다.

이 잔에 술을 가득 부으면 술은 모두 사라지고

반쯤 부어야 술이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스승은 우명옥이 술로 망했으니 술을 조심해서 과하게 마시지 말자는 교훈이 담긴 잔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지요.

 

가득 참을 경계하는 것은

총명하면서도 어리석음을 지키고,

큰 공을 세우고도 겸양하며,

부유하면서도 검소하며,

높은 자리에 오르고도 겸손함을 지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가득 참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