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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제관에 사신이 실종 된 사건을 알고 있느냐

소설 '이순신의 제국2' 귀선의 장 8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김충선이 여진에 존재하지 않았다면 서둘러 행방을 추적 했어야 했다. 대관절 여진으로 떠났던 선전관 조영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더냐?”

선조의 힐책에 대하여 강두명은 변명거리를 찾았으나 마땅히 떠오르지가 않았다. 단지 그는 엄살을 피우며 궁지에 몰린 국면을 빠져나가고자 했다.

전하, 이제 김충선의 소재가 확인 되었으니 방도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아옵니다. 여진으로 향했던 선전관 조영과 소생의 친구가 돌아오게 되면 어명을 수행 하도록 하겠나이다. 소생의 품계를 가지고는 여러모로 한계에 부딪치는 일이 많사옵니다.”

선조의 얄팍한 입술에 약간의 비웃음이 실렸다.

그렇다면 승차(陞差)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는 말인데, 사간원의 도호부사면 되겠느냐?”

강두명은 눈이 번쩍 떠졌다.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전하!”


그 전에 한 가지 해결해야 할 일이 있느니라.”

강두명은 기뻐 날뛰다가 냉수 한 바가지를 뒤집어쓴 기분이었다. 관직을 내려 주려면 그냥확실하게 임명 할 것이지 단서가 붙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떤 일이옵니까?”

벽제관에 사신이 실종 된 사건을 알고 있느냐?”

서애 대감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

서애 대감을 따르는 무리들이 적지 않사옵니다. 영상은 동인의 수장 아니십니까. 그 측근들이 벌렸을지도 모르는 일이 옵지요.”

그 일을 조사하라.”

네엣? 어찌 금부가 해야 할 사안을 신에게 하라 하십니까. 혹 연유라도?”

선조의 표정이 심상치 않게 경직되었다.

항왜의 연관성이 제기되었다. 김충선이 벽제관에 나타났었다고 한다.”

강두명의 두 눈이 경악으로 크게 떠졌다.

김충선이 한양에 나타났단 말씀이옵니까?”

그렇다.”

강두명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김충선이라면 능히 그럴 재주를 부릴 수 있는 자이옵니다. 이순신과 함께 영상을 방문했던 적이 있지 않사옵니까.”



강두명은 이순신이 백의종군의 신분으로 방면되어 첫 새벽에 김충선과 둘이서 서애 유성룡을 방문할 시 미행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들은 관련이 있었다.

그래서 자네를 부른 것이다. 의금부와 포청에 입단속을 시켰으니 그리 알거라.”

강두명은 넙죽 절을 올렸다.

즉시 알아보도록 하겠나이다. 전하!”

선조는 강두명이 물러나자 도승지 오억령을 불러들였다.

교지를 작성하라. 명량에서 수훈을 세운 정헌대부 김충선과 전 삼도수군통제사 원균을 입궐 시키라는 어명이다. 임금이 친히 어주(御酒)를 하사하고 공적에 따른 상을 내릴 것이니라.”

도승지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전하, 왜적의 2차 침략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이때 전방의 장수들을 입궐 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사옵니다.”

선조는 역정을 내었다.

누가 그것을 모르오? 사안의 중대함이 있는 것이에요. 사안이!”

도승지는 그만 입을 다물고 왕에게 절을 올렸다.

어명을 받들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