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偶然還訪石山來 우연히 옛 고향을 다시 찾아 돌아오니
滿院淸香一樹梅 한 그루 매화향기 사원에 가득하네
物性也能至舊主 무심한 나무지만 옛 주인을 알아보고
慇懃更向雪中開 은근히 나를 향해 눈 속에서 반기네
이는 고려말 문신 통정공 강회백(姜淮佰, 1357~1402)이 자신의 삶을 마치기 전에 자신이 손수 심은 정당매를 찾아와 읊은 시 “단속사에 심은 매화(斷俗寺手種梅)” 일부입니다. 강회백이 노래한 이 매화는 산청군 단성면 운리 탑동마을 단속사 터에 있는 매화로 강회백이 심었다고 하지요. 강회백은 훗날 그의 벼슬이 정당문학(政堂文學) 겸 대사헌에 이르렀기에, 후세 사람들과 스님들이 이 매화나무를 ‘정당매’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정당매의 나이를 640살로 보는데 나무 높이 8m에 둘레가 1.5m이며, 1982년 11월 10일 경상남도의 보호수로 지정되었습니다.
매화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일찍 피기에 ‘조매(早梅)’, 추운 날씨에 핀다고 ‘동매(冬梅)’, 눈 속에 핀다고 ‘설중매(雪中梅)’라고 하며, 꽃의 빛깔에 따라 하얀 것을 ‘백매(白梅)’, 붉으면 ‘홍매(紅梅)’라 부릅니다. 지금 우리가 흔히 보는 매화나무는 주로 일제강점기 때 개량된 것이고, 토종 “고매(古梅)”는 온나라에 대략 200여 그루가 있다고 하는데 2007년 문화재청이 전국의 토종 고매를 조사하여 그 가운데 강릉 오죽헌 율곡매, 구례 화엄사 화엄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