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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모레는 입춘, 우리의 마음에도 입춘축을 붙여 볼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4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舊疾巳隨殘盡   묵은 병은 이미 겨울을 따라 사라지고
   休祥遠早春生   경사로운 징조는 이른 봄을 좇아 생겨나네
   眼如明鏡頭如漆 거울같이 맑은 눈, 옻칠같이 검은 머리
   最是人間第一榮 이것이 인간의 첫째가는 영화라네


위 글은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의병장인 우성전(禹性傳, 1542~ 1593)이 쓴 《계갑일록(선조 16년, 1583년》에 나오는 글로 입춘첩을 소개한 것입니다. 이틀 뒤면 24절기가 시작되는 입춘(立春)이지요. 선비들이 동지 때부터 그린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가 완성되면서 드디어 기다렸던 봄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입춘 무렵의 세시풍속으로는 봄이 온 것을 기리어 축원하는 입춘축(立春祝)을 집 대문이나 대들보ㆍ천장 따위에 붙입니다. 입춘축을 다른 말로는 춘축(春祝), 입춘첩(立春帖), 입춘방(立春榜), 춘련(春聯), 문대(門對), 춘첩자(春帖子), 춘방(春榜), 대련(對聯), 춘첩(春帖)이라고도 하지요.


입춘축 가운데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으로 “입춘이 되니 크게 길 할 것이요, 만 가지 일들이 형통하라”라는 뜻이 담겨 있지요. 그밖에 쓰는 말로는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로 ”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부자가 되어라“,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 곧 “마당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라는 것도 있는데 온갖 좋은 말은 다 가져다 붙여놓습니다.



조선시대 천문ㆍ지리ㆍ날씨를 맡아 보던 관청인 관상감(觀象監)에서는 붉은 물감[鏡面朱砂]으로 귀신을 쫓다는 뜻으로 “神茶鬱壘(신다울루)”라는 글씨를 써서 궁중의 문설주에 붙여 두었습니다. 신다와 울루, 이 두 신은 귀신들이 다니는 문의 양쪽에 서서 모든 귀신을 살피는데 이때 남을 해치는 귀신이 있으면, 갈대 새끼로 묶어 호랑이에게 먹인다고 믿었습니다. 입춘을 맞으며 우리의 마음에도 입춘축을 붙여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