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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시인의 세상 톺아보기

위선자에게 쌤통을

[김용옥 시인의 세상 톺아보기 38]

[신한국문화신문=김용옥 시인]  천성은 선하게 드러날 수도 악하게 드러날 수도 있다. 마음속에 두 영혼이 있기 때문이다. 선악은 쌍둥이거나 손바닥의 양면이라고 한다. 싫어하는 사람의 불행을 보면 연민하는 가운데에도 꽤나 속이 시원함을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말하자면 쌤통심리 말이다.

 

툭하면 남에 대해 불평을 잘하는 친구가 있다. 자기는 남들과 한 부류가 아니고 싶은 희망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같은 부류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타인을 대하기보다 감정과 편견과 개도 안 물어갈 자존심으로 상대한다. 사람은 자기가 제일 소중하며, 자기의견이 가장 대단하며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대부분 타인의 불행과 슬픔에 공감능력을 드러낸다. 인생이라는 장산장강을 건너는 동안에 누구나 불행감이나 슬픔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남의 불행(일본의 쓰나미)에 괜히 작은 즐거움(미운 일본의 불행이므로)을 느낀 적이 있다. 물론, ‘어쩜 좋으냐, 저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일본은 좀 당해도 싸다.’는 적대감이 슬쩍 작용하는 것이다.


 

악당, 범죄자가 등장하는 영화를 이따금 관람했다. 그들이 비참하고 무참하게 보복 당하는 걸 보는 관객은 통쾌하게 여기며 답답한 속이 잠시나마 뻥 뚫린다. 이 사회가 정의부재(正義不在)’이기 때문에 더욱 통쾌해한다. 한국에서 <정의>라는 책이 가장 잘 팔린 이유도 시민이 정의에 목말라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정을 행한 위선자인 이명박 씨가 우리보다 편안하게 잘 사는 것에 분노한다. 무엇이 민주주의이고 정의인지조차 모르는 자칭애국자 박근혜 씨에게 쌤통심리가 크게 작용한다. 회개나 후회심이 전혀 없는 무표정할 지경의 얼굴을 TV에서 볼라치면 혐오감과 조롱어(嘲弄語)가 몰려온다.

 

국민과 결혼하여 국가라는 가정을 거느린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더니 민주정신과 선정(善政)의 포장지를 뒤집어쓰고 위선을 저질러온 박근혜 씨에게 화가 나는 거다! 그 얼굴과 말은 반질반질 닦아놓았을지라도 그 속내에는 탐욕과 불의 부정과 기만이 가득 차있다.

 

그의 국정농단이 아직 미판결상태다. 대다수 국민은 지금 의심하고 불안해한다. 솜방망이 판결처분으로 봐줄까 싶어서다. 국민은 아직 한국의 입법, 사법, 행정의 기관을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국민이 부끄럽지 않게, 더 이상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게, 옛날어른이 하던 말 소리 안 나는 총으로 조용히 해결하고 싶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보통사람이 오를 수도 따라갈 수도 없는 위치에 선 사람의 불행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쌤통심리가 터지는 것이다. 그런 판에 나는, 나의 불운이 비록 재앙일지라도 신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불운이 없었다면 교만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고, 나는 사람들의 질투심에게 밟혀 영영 일어서지 못했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질투를 별로 모른다. 그저 내 몫의 삶만 열심히 산다는 사고(思考)이기 때문이다. 질투의 대상은 다양하다. 지식능력, 외모, 육체미, 예술적 재능, 인적 환경, 돈 등등이다. 그런데 그것은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아예 그런 것으로 질투하지 않는다. 나의 운명이 나를 이루므로, 나는 내 운명을 수긍한다. 자기를 알면 남을 이해하기가 쉽다. 다름을 인정할 수가 있으므로.

 

학창시절 내내 성적표를 받았다. 1등일 때보다 3등이나 5등쯤 할 때가 마음이 편하고 즐거웠다. 질투를 당할 일도 없고 1등을 놓칠까 봐 초조할 일도 없으니까. 게다가 나는, 1등에서 10등까지는 모두 1등짜리로 여겼다. 학교공부만 잘하는 바보가 되지 않아야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행복한 인생이란 인격적으로 좋게 산 인생이다. 좋은 인생은 불운에 주저앉지 않고 불운을 뛰어넘고 일어선 인생이다. 반면 돈은 많은데 머리와 가슴이 빈 인간, 지위는 높은데 비도덕적이고 부정부패한 인간, 미록성정한 주제에 잘난 체깨나 하는 미랭시가 불운을 만나면, 쯧쯧쯧, 잠시 가엾이 여길지라도 그거, 쌤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