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1 (수)

  • -동두천 -1.7℃
  • -강릉 0.7℃
  • 구름조금서울 -1.8℃
  • 구름조금대전 0.1℃
  • 흐림대구 1.5℃
  • 흐림울산 3.0℃
  • 구름많음광주 1.9℃
  • 구름많음부산 6.8℃
  • -고창 0.7℃
  • 흐림제주 5.1℃
  • -강화 -0.6℃
  • -보은 -0.5℃
  • -금산 -1.5℃
  • -강진군 1.7℃
  • -경주시 2.5℃
  • -거제 5.4℃
기상청 제공

김용옥 시인의 세상 톺아보기

역사에 기록되리라, 민주시민의 촛불이여!

[김용옥 시인의 세상 톺아보기 39]

[신한국문화신문=김용옥 시인]  지금 대한민국은 국민 앞에 정의와 사실이 무엇인지를 밝힐 능력이 간절히 필요하다. 사건의 스모킹피스톨(smoking pistol, 결정적 단서)을 대다수 국민이 분명히 보았는데도, 어느 누구도 그 연기(smoke)를 확증하지 못하여 촛불을 계속 들게 한다. 국회청문회를 지켜보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간절히 생각났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는 이미 뿌리를 깊고 넓게 뻗은 정자나무처럼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도대체 박대통령은 어떤 덫에 걸렸기에 최순실의 악의 고리에 꿰어 끌려 온 것일까? 허수아비로 세워진 자신을 한번도 자각해 본 적이 없는가? 아니면 최태민 최순실 부녀의 술책에 업혀서 꼭두각시춤을 추면서도 주연(主演)마마로 착각하며 산 것일까?

 

정상적인 사고력에 결함이 있는 파렴치인격이거나 제정신이 장기외출한 사람인가 싶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껄렁패만큼의 의리나 신뢰도 보이지 않는다. 청문회출연진들은 불편한 진실 또는 매우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 같다. 만천하에 공개된 사람들이 무슨 못 밝힐 일을 그리도 많이 했을꼬.


 

청문회에 출두한 재벌양반들이 바로 헬조선의 저승사자들 아닌가. 근로자와 산업역군에게 몰인정하고 비인격적인 갑질을 하면서도, 권력에는 뇌물로 아부하여 재력을 푹푹 거머쥔, 조금도 존경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부정부패의 화장실로 전락한 사람들 아닌가. 예컨대 정부권력에 쏟아 붓는 헛돈으로 기업의 산업에 종사하는 일꾼들을 살렸다면, 억울하게 밉보여 기업을 폐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부정부패가 누적되어, 박근혜최순실게이트가 벌어질 만큼 부패의 간덩이를 키운 것이다.

 

우리나라 재벌은 자기를 재벌로 만들어주는 기업의 근로자, 노동자를 좀비로 만들었다. 노동조합 해체, 비정규직 1/2이상, 임의해고해직, 직업병환자 무보상 등등. 지방과 시골의 구멍가게와 빵집, 음식점까지 폭풍흡입하는 비상도덕성, 재벌34세까지 재산상속으로 세습부자계급을 형성하며 빈부격차 2위국으로 만들어준 재벌들. 이들 상위 10%가 전체재산의 거의 60~70%를 쓸어담은 한국에서 90%국민은 나머지 30~40%로 찢어먹느라고 생활전쟁 중이니 헬조선이 아니겠는가.

 

박근혜최순실게이트는 쓰나미보다 무섭고 대지진보다 큰 재앙이다. 악운이라고, 천재지변이라고, 지나가는 일이라고 수용할 수가 없다. 삼성재벌가 노익장의 성스캔들은 치욕스러웠다. 더 부끄러운 일은 세계적인 재벌기업가가 썩은 정부에게 뇌물을 주며 그 대가로 기업을 키웠다는 사실이다. 소위 엘리트 패닉상태다. 민주국가의 3권인 정부, 국회, 사법부의 엘리트가 자기이익을 위해 움직이며 국민의 생활안녕은 안중에도 뇌리에도 없다. 세계가 대한민국 국정농단을 조롱하는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는 게 부끄럽다.

 

노무현 대통령의 추락사이후 거의 10년을 살아오면서 국민은 점차 무력해지고 우울해졌다. 정부에 얽힌 농단은 진즉부터 뿌리를 내렸고 국민들의 적개심도 자랐다. 아무리 노력해도 헬조선해피조선의 씨조차 심을 수조차 없으니까. 유신정권의 귀신들은 생생하게 권력을 쥐고서, 국민이 정의를 부르짖으면 좌파라고 몰아대니 환장하겠다. 보통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재력과 권력의 협잡 속으로 끼어들기는 바늘구멍으로 동아줄 꿰기보다 어렵다.

 

이러하니 끼리끼리 뒷구멍으로 하는 농단의 주인공 최순실이 누군지를 국민은 까마득히 몰랐다. 검은 물 썩은 물이 질질 흐르는 부패보따리를 꽃관이라고 쓰고, 도도하게 연극대사를 읽는 최초의 여성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도대체 믿을 수가 없었다. 사실도 진실도 두뇌에서 외출한, 수치심도 속죄도 마음에서 외유나간 채 인간미 박탈당한 인형의 입술놀이 같았다. 국민의 인내심은 참으로 갸륵할 지경이다.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경구를 국민들은 실천하고 있지 않은가.

 

가난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대한민국국민의 대부분은 언제나 선하고 옳았다. 시련난관이 있을 때 인간성과 인격을 알 수 있다던가.

 

19771111, 이리역(익산철도역) 열차폭발사고를 생생히 기억한다. 건물마다 무너지고 뚫리고 박살난 밤의 거리를 사람의 물결이 뒤덮은 아수라장 속에 보석상, 백화점, 온갖 곳이 열린 상태였는데 단 한 건의 도둑질이 없었단다. 19805월 광주에선, 정의가 뭔지 생각해본 적 없는 동네어머니, 보통아버지, 어린 학생까지 물 한 바가지 찬밥 한술이라도 들고 나가고, 아무나 뛰어들면 내 자식처럼 숨기며 서로 돕고 도왔을 뿐 도둑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단다.



 

201611, 12월 내내 촛불집회는 세계에 유래 없는 성숙하고 현명하고 멋진국민의 발언이다. 국민촛불집회의 의미는 박근혜 퇴진, 하야만 부르짖은 것이 아니다. 생활의 병충해 가득하고 삶의 산소 부족한 이 나라를 갈아엎자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바로 세우자는 것이다. 천만 명이 넘는 도도한 촛불파도 속에는 도둑이나 자기중심주의자들이 넘친 것이 아니다. 서로 낯선 민중이 민중끼리 배려하고 격려하고 공조했다. 대한국민 만세였다!

 

미래주춧돌인 304명의 목숨을 생매장당한 국민의 가슴을 짓밟고 숨 막히게 한 세월호참사의 진상을 꼭 밝혀야 한다. 한국의 체 게바라인 농부 백남기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자고로 한국인은 밥심(밥의 힘)으로 산다. 그 밥의 다른 이름 쌀을 생산하는 농부는 한국인의 건강한 주식(主食)을 생산하는 가장 착하고 약한 국민이다.

 

상달과 동짓달 내내 총체적 난국 속에 살았다. 머리만이 아니라 가슴마저 답답했다. 살맛도 없고 죽을힘도 없었다. 그런데 도도한 촛불집회에 영양주사를 맞은 것처럼 기운을 얻었다.

 

국민은 밟으면 꿈틀꿈틀 고통하다 죽는 지렁이가 결코 아니다. 촛불을 든 시민과 뜻을 같이하는 국민은 모두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남녀노소 다함께 동병상련하는 착한 이웃이었다. 이런 나라에서 살아가는 괴로움과 아픔을 같이 갖고 있으며, 작은 힘의 국민끼리 서로 도와서 그 환부를 치료치유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이런 국민들의 힘으로 거듭날 것이다.

 

민주시민의 촛불이여! 역사에 영원히 기록되리라!

     

김용옥

55102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 11. 가동 511.

이메일;kyok83@hanmail.net 010-6301-4883

<시문학> 등단. 시집<누구의 밥숟가락이냐> 수필집<관음108> 13.

전북문학상, 전영택문학상, 구름카페문학상, 일신문학상 외 다수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