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고백”이라고 쓴 우리나라 첫 신문광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5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알릴 것은 이번 저희 세창양행이 조선에서 개업해 호랑이ㆍ수달피ㆍ검은 담비ㆍ흰 담비ㆍ소ㆍ말ㆍ여우ㆍ개 등 각종 가죽과 사람의 머리털, 소ㆍ말ㆍ돼지의 갈기털ㆍ꼬리ㆍ뿔ㆍ발톱, 조개와 소라, 담배, 종이, 오배자, 옛 동전 등 여러 가지 물건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손님과 상인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물건은 그 수량의 다소를 막론하고 모두 사들이고 있으니, 이러한 물건을 가지고 저희 세창양행에 와서 공평하게 교역하시기 바랍니다.”



위는 1886년(고종 23)에 창간되었던 우리나라 맨 첫 주간신문 <한성주보>에 1886년 2월 22일 실렸던 우리나 첫 신문광고입니다. 지금의 화려하고 삽화나 사진이 들어있는 광고가 아닌 단순히 한자 24줄로 이뤄진 광고지요. 당시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무역회사인 '세창양행'에서 올린 광고로 내용은 세창양행에서 사고파는 물품에 대해서 쭉 나열한 것이 전부입니다. 재미난 것은 광고라는 말이 없던 시절이라 ‘고백(告白)’이라는 말을 썼는데 당시 중국이나 일본에서 광고 대신 쓰던 말이라 하지요.


이 세창양행(世昌洋行)은 그 10년 뒤인 1897년 처음으로 삽화가 들어간 양담배 광고를 신문에 싣게 됩니다. 세창양행은 덕상(德商)이라 하였는데 독일 상인을 가리키는 말로 독일을 당시 한자를 빌려 ‘덕국(德國)’이라고 했던 데서 비롯됩니다. 세창양행은 “소매상이든 도매상이든 시세에 따라 교역할 것입니다. 아이나 노인이 오더라도 속이지 않을 것입니다. 바라건대, 저희 세창양행의 상표를 확인하시면 거의 잘못이 없을 것입니다.”라면서 믿을 수 있는 기업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