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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전라도 천년의 역사, 문화재로 읽는다!

첫번째 특별전 ‘호남의 임진왜란, 그 승리의 기록’ 26일 개막
국립나주박물관 ″전라도 천년″ 기념특별전, 올해 세 차례 열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3월 특별전: 전라도 민초들의 피어린 항쟁 호남의 임진왜란, 그 승리의 기록

6월 특별전: 진도 용장산성에 서린 고려 무인들의 민족혼, ‘삼별초와 동아시아

9월 특별전: 전라도 예술의 정수를 한자리에 모은 전라 문화재 명품전

 

올해는 전라도라는 지역의 이름이 지어진 지 1천년 되는 해다. 전라도는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합하여 하나의 행정구역 단위의 이름이 되었다. 때문에 2018년은 이 이름이 쓴 지 천년을 맞는 해가 되는 것이다. 경상도나 충청도라는 이름보다 훨씬 더 오래된 이름 전라도천년을 앞에 두고 특히 호남지역 사람들은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전라도 천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전남북 지역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문화재를 통하여 천년의 전라도 역사를 읽을 수 있는 특별전시가 열린다. 국립나주박물관(관장 박중환)이 전라도 천년을 기려 올해 안에 세 차례 잇달아 개최할 예정인 특별전 시리즈이다


   




먼저 특별전 시리즈의 첫 번째 전시는 오는 326일 오후부터 문을 여는 호남의 임진왜란, 그 승리의 기록’(3.27.~ 5.20.)이다. 나주 출신 무숙공 최희량이 쓴 임진왜란 승전보고서인 임란첩보서목을 중심으로 임진왜란 당시 전남해안 일대에서 펼쳐진 전황을 소개한다. 최희량은 1594년 무과에 급제하여 흥양(지금 고흥) 현감으로 재임하면서 순천 왜성 일대에 근거지를 두고 남해안 서부지역을 위협하는 고니시 유키나가의 왜군과 맞서 싸웠고 그 과정에서 많은 전공을 세웠다.

 

임란첩보서목은 흥양 일대 전투에서 사살했거나 사로잡은 왜병의 수급과 새로 제작한 무기의 내용 등을 상관인 통제사 이순신 장군에게 보고한 문서다. 이 첩보서목에서는 붓으로 쓰인 이순신 장군의 친필 글씨와 그의 서명인 수결을 직접 볼 수 있다. 보물 제660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전시에서는 각 지역에서 소집된 수군들이 자기 지역의 깃발을 내 걸고 바다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수군조련도가 볼 만한 장관을 제공한다. 나주지역 수군들이 탑승한 두 척의 거북선 그림과 영광 지역, 목포 지역 수군들이 탑승한 판옥선들이 진을 이루고 전진하는 그림에서 당시의 격렬한 해전 상황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전시는 국립나주박물관과 고흥군, 그리고 수성최씨 무숙공파 종회가 힘을 모아 연다. 나주박물관에서 1차 전시가 끝난 뒤 최희량의 당시 해전 현장이었던 고흥의 고흥분청문화관에서 오는 6월부터 2차 순회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두 번째 특별전은 전라도 천년과 함께 올해로 1100돌을 맞는 고려의 건국기념을 겸해 국립나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강화역사박물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삼별초와 동아시아’(6.26.~8.19.). 이 전시에서는 삼별초의 탄생부터 마지막 순간까지의 과정을 강화도의 강화중성, 전남의 진도 용장산성, 제주 항파두리성을 따라가며 소개한다.

 

삼별초의 패망 이후 고려와 몽고 연합군이 일본을 침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들도 출품된다. 또 마지막 근거지였던 제주도의 항파두리 요새가 함락된 이후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간 삼별초의 흔적도 소개한다. 삼별초의 대몽 항쟁을 통하여 몽고와 고려, 그리고 일본으로 연결되는 13세기 동아시아의 역사와 고려사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 전시에는 고려대장경, 진도 용장산성 출토품, 일본 다카시마 해저에서 인양된 몽고 침입관련 출토품 등 문화재 200여 점이 전시된다.


 





마지막 특별전은 전라도 예술의 정수를 모은 전라 명품전’(9.18~12.2)이다. 광주와 전남지역, 그리고 전북지역에 남겨져 있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국보나 보물급의 명품 문화재 50여점이 한 자리에 모인다. 선사시대 이래 전라도 사람들이 꽃피운 예술혼의 정수를 한 장소에서 만나게 될 이 특별전은 전라남도와 국립나주박물관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전시회에는 특별히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서탑에서 발굴된 미륵사지 금제 사리봉안기와 사리병을 전시할 예정이다. 발굴 당시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 전설의 진실을 둘러쌓고 수많은 논쟁을 불러왔던 백제 역사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문화재이다. 아직 지정절차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당연히 국보급의 문화재다. 전북이 본 고장인 이 문화재가 광주 전남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화로는 보물 제1722호인 <총마계회도驄馬契會圖> 등이 출품될 예정이다. <총마계회도>1591년에 제작된 사헌부 감찰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로 제작 당시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어 예술적 가치는 물론 사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큰 작품이다. 지난해에 88년 동안의 서울 타향살이를 끝내고 고향 나주로 돌아온 보물 제364호 나주 서문석등도 이 전시의 중요 전시품이 된다.

 

올 한 해 시리즈로 펼쳐지는 세 번의 문화재 전시를 통하여 전라도라는 지역이 천년의 시간동안 국가와 민족의 역사 앞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실물유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