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5호(1927년 03월 01일)의 “여자직업안내(女子職業案內), 돈 업서서 외국 유학(外國 留學) 못가고 취직(就職) 할 곳은 몃치나 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 일부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 외국 유학을 못가고 대신 여자가 취업할 수 있는 직종으로 교사, 의사, 부인기자(婦人記者, 당시 여기자는 기혼자여야 했음), 유치원 보모(교사), 간호부, 아나운서 등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직종인 산파(産婆)와 전화 교환수도 등장하지요.
그런데 전화 교환수의 자격으로 “여자 보통학교 졸업”에 나이는 15살에서 20살까지 어린 나로 소개했으며, 월수입으로는 다른 직종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얘기합니다. 다만 당시 전화를 건 사람들은 상대 전화를 조금만 늦게 대주면 덮어놓고 “죽일 년! 살릴 년!“ 하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무리 두 손을 번개불같이 놀려도 감당을 못할 정도라 손님에게 욕을 먹거나 감독에게 나무람을 듣는 일이 허다했다고 하지요. 당시나 지금이나 쉬운 직업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