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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일제강점기, 여자 직업의 하나였던 전화 교환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8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모시모시 남방! 남방!”(‘여보세요, 몇 번입니까의 일본말)하고 날마다 아츰브터 밤까지 몸에는 검정 사무복을 입고 귀에는 수화긔(受話機)를 끼고 신호의 뎐등불이 반적어릴 때마다 어엽븐 소리로 물으며 뎐화 가입자와 가입자 사이에 말을 할 수 잇도록 중매하여 주는 것이 교환국 교환수 즉책임니다. 이 직업도 남이 알기에는 감안히 안저서 번호방 뭇고 얼른 그 번호에 대여주는 것이라 그닥지 어렵지 안케 생각할는지 모르나 그러나 이 직업도 방송국의 아나운써와 가티 쉬운 듯 하면서도 남모를 고통과 설흠이 잇는 것임니다.“

 

위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5(19270301)여자직업안내(女子職業案內), 돈 업서서 외국 유학(外國 留學) 못가고 취직(就職) 할 곳은 몃치나 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 일부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 외국 유학을 못가고 대신 여자가 취업할 수 있는 직종으로 교사, 의사, 부인기자(婦人記者, 당시 여기자는 기혼자여야 했음), 유치원 보모(교사), 간호부, 아나운서 등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직종인 산파(産婆)와 전화 교환수도 등장하지요.


 

그런데 전화 교환수의 자격으로 여자 보통학교 졸업에 나이는 15살에서 20살까지 어린 나로 소개했으며, 월수입으로는 다른 직종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얘기합니다. 다만 당시 전화를 건 사람들은 상대 전화를 조금만 늦게 대주면 덮어놓고 죽일 년! 살릴 년!“ 하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무리 두 손을 번개불같이 놀려도 감당을 못할 정도라 손님에게 욕을 먹거나 감독에게 나무람을 듣는 일이 허다했다고 하지요. 당시나 지금이나 쉬운 직업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