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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포천일기]새삭을 틔우는 그 대지의 힘

[우리문화신문=이윤경 기자] 









어떤 사람들은 심은대로 거두지 못하는 것이 속상하다고 한다. 그리고  심은대로 거두지 못해 슬퍼한다. 그러면서 심은대로 거둘 수만 있다면 세상살이가 훨씬 나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러나 지난 겨울 밭에 뿌려둔 씨앗들을 보라.


딸기는 딸기 싹을, 부추는 부추 싹을, 달래는 달래 싹을 내밀지, 딸기가 참외싹을 틔우거나, 달래가 부추 싹을 내미는 법은 없다. 나도 도회지에서는 늘 그게 불만이었다. 콩을 심어도 팥이 나오고, 팥을 심으면 콩이 나와 당황한 적이 부지기수다.


그 모든 것의 이치와 원리를 모를 때는 그렇게 되어지는 결과의 미흡함에 늘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달래 심은 자리에 달래가 싹을 틔우는 것을 한해 두해 그렇게 이십여년을 지내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싹이 트는 것'의 원리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이거늘! 늘 허덕대었던 것은 밖이 아니라 나의 내부에 죽어있던 그 "씨앗" 이었음을 이제 조금씩 조금씩 깨달아간다.  너무나 당연한 싹을 틔우는 새싹들을 보면서 뒤늦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