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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시인의 세상 톺아보기

잘 가요, 스티븐 호킹!

[김용옥 시인의 세상 톺아보기 43]

[신한국문화신문=김용옥 시인] 


스티븐 호킹! 그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그가 지구를 떠난 날, 한국의 하늘은 찌뿌둥하게 내려앉기 시작하여 이튿날 내내 부옇게 부슬비가 내렸다.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진행되는 도중이었다. 부자유한 육신의 활동을 아주 멈춘 그는 비로소 편안할까? 저 무한 우주 속 어느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중일까?

    

 

인류사 이래 최고의 과학자라는 아인슈타인을 능가한다고 평가받았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두뇌는 어떻게 그 작동을 멈추었을까? 그가 블랙홀이론을 처음 발표했을 때, 물리학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블랙홀 이론>을 열중하여 읽었다. 우주에 대한 궁금증과 신비한 상상력으로 납득하면서. 현대인간이 발견한 우주크기만한 우주가 4~5개 더 있어 우주는 무한대와 같다는 것이다. 종교심으로 확신하는 것이 아니어서 믿을 수도 없고 아니 믿을 수도 없었다.

 

나는 그 허공을 눈을 감고서 상상해 보았다. 어느 날 문득 2,500여 년 전 석가모니의 한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가 보고 아는 이 세상 너머에 삼천대천세계가 뻗어있다고 설파한 부처님의 영안영통靈眼靈通의 지혜를. 그 영통이 설파한 세계를 현대과학이 입증하는가 싶을 지경이었다. 아무튼 스티븐 호킹은 두뇌만으로 세계의 젊은이들과 과학도의 우상이 되고, 그의 삶은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신비였다.

 

호킹 박사는 21세기에 들어서서 자기의 물리학이론을 부정하고 철회했다. 평생의 연구발표가 오류임을 인정하고, 아무도 명확히 부정하지 못한 자기의 연구업적을 부정하는 용기가 놀라웠다. 참으로 진실한 학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후 21세기의 과학자들은 이미 우주와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우연적 필연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다중우주 속 한 우주의 한 귀퉁이에 우연히 지구가 떠 있게 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우연히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가 마침맞게 15천만 Km 떨어져 있어서 생명체 자연이 존재하기에 알맞았으며, 인간이 고등생명체로 진화할 수 있은 것도 우연이자 필연이라는 것이다.

 

휠체어에 앉아 우주물리학을 연구한, 두뇌와 눈과 심장기능으로 살면서 상상력으로 더 깊고 넓은 사고를 한 사람 호킹은, 눈동자와 음성합성기를 작동시켜 의사를 표현하고 손가락 끝으로 휠체어를 작동하여 돌아다녔다. 나는 그를 한 번도 불구자라거나 비참한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에게 그는 다만 위대한 물리학자고 지혜로운 선각자였다.

 

바그너의 명곡 <니벨룽겐의 반지>의 아름다움과 음악의 힘에 귀를 기울인 사람 스티븐 호킹은 세 자녀의 아버지였다. 첫사랑 제인 와일드는, 루게릭병으로 한 2년간의 생존을 진단 받고 실의와 우울과 절망에 빠져있는 스티븐의 구원자요 수호신이었다. 제인은 세계 으뜸 우주물리학자로 그를 성장시킨 스승이요 안내자나 다름없다. 제인은 스티븐을 학대한다는 비판 속에 이혼을 했지만, 그를 백천 만 번 이해한 훌륭한 모성의 여성이다.

 

호킹 박사는 그의 연구업적을 오류라고 스스로 인정하였으므로 더욱 존경스럽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시간과 우주공간에 대해 더 이상 무슨 이론을 발견하거나 결정적 규명을 하지 못하리라는 걸 단정하고 있다. 다만 호킹처럼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상상을 사고하기를 바랄 뿐이다. 또 자연은 인간보다 훨씬 상상적이라는 호킹의 견해에 공감하기를 바란다.

 

나는 지구 한 귀퉁이에서 살아가는 보잘것없는 고등동물이다. 그러나 인간과 자연의 역동적인 상상의 힘으로, 지구가 떠돌고 있는 우주의 신비를 자주 상상하며 즐기고 싶다. 이것이 내가 살아가는 시공간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즐기는 방법이다.

 

나보다 훨씬 불완전한 육체로 살다간 스티븐 호킹의 한마디를 생생히 기억한다. “우주의 기본적 법칙 하나는 완벽한 게 없다는 것이다. 그 불완전함 덕분에 너도 나도 존재한다.”는 그의 말을 기억하는 나는, 어떤 사람에게나 자연물에게도 불평불만을 갖지 않으려 한다. 해 뜨면 해 떠서 좋고 비가 내리면 비 내려서 좋아한다. 스티븐을 존경하면서 육체의 아픔을 견디고, 두뇌가 살아있으면 삶에 잘 적응하고 난관을 극복하리라고 믿었다! 그렇게 살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국민은 불안정하기 짝 없다. 호킹을 빌려 말하자면, 그러므로 우리는 무엇이든 열심히 할 이유가 있고, 조금씩 성공할 것이다.” 그가 지구의 경계를 벗어나고 비가 부슬거리는 그날, 나는 서울행 고속버스 안에서 부연 차창 밖을 우주공간처럼 상상하며 몇 번이나 말했다. “잘 가요, 스티븐 호킹! 불완전함 불편함이 없는 우주공간으로. 시작도 끝도 없는 적멸의 시간 밖으로. 안녕!”

 

스티븐 호킹은 우리에게 유산을 주었다. 그의 일생은, 어떠한 난관에도 삶에는 무언가 할 일이 있으며 인간은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증거다. 그의 삶과 학문은 최고의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