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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궁궐 정전 앞의 ‘드므’, 무엇하는 물건인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8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복궁 근정전 월대 모서리와 창덕궁 대조전, 창경궁 명전전, 덕수궁 중화전, 경희궁 숭정전 등 각 궁궐의 정전(正殿) 앞에 가면 조금씩 모양은 다르지만 대체로 청동빛깔을 띈 넓적한 독이 놓여있습니다. 이름하여 드므입니다. 이를 어떤 이들은 향로나 쓰레기통으로 잘못 알기도 합니다만 사실은 화재를 막기 위한 벽사(辟邪)시설입니다. 궁궐은 나무로 지은 건축물이어서 화재에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놓은 것이 드므입니다.


 

옛날엔 을 관장하고 화재를 일으키는 재앙 화마(火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마는 아주 험상궂게 생겼는데, 정작 자신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지요. 이 화마가 어느 날 한 집에 불을 내려고 내려왔다가 드므의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너무나 험상궂게 생긴 것에 기겁을 하여 도망쳤다는 얘기가 전해집니다. 그래서 나무로 된 중요한 건축물들에는 이 드므를 설치하게 된 것이지요.


물론 이 드므에는 원래 물이 담겨 있었는데 화재 초기에 작은 불을 끄는 쓰임새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쓰임새에 따라 겨울에는 물이 얼지 않도록 저어주었고, 드므 밑에 불을 지펴 얼지 않도록 했다고도 전합니다. ‘드므넓적하게 생긴 큰 독이라는 뜻의 토박이말인데 한자말로는 두무(豆撫), 길상항(吉祥缸)이라고도 불렀다고 하고, 중국에선 문해(門海)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