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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추사 김정희, 내 글씨가 괴이하다고 할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8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근자에 들으니 내 글씨가 세상눈에 크게 괴()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이 글씨를 혹시 괴하다고 헐뜯지나 않을지 모르겠소.... 사람들이 비웃건 꾸지람하건 그것은 그들에게 달린 것이외다. 해명해서 조롱을 면할 수도 없거니와 괴()하지 않으면 글씨가 되지 않는 걸 어떡하나요." 이는 유홍준 교수가 펴낸 완당평전(학고재)에 나오는 추사 김정희의 말입니다.


 

추사 살았을 당시에도 추사 글씨가 괴이하다고들 생각했는가 봅니다. 그것은 평소에 보지 못했던 오직 그만의 글씨체를 이룩했었기에 그런 얘기를 했었는지도 모릅니다. 추사는 또 서예가는 모름지기 팔뚝 아래 309개의 옛 비문을 완전히 익혀서 간직하고 있어야 된다.”라고 했다지요. 역대 중국에서 있었던 비문 중에서 예서체로 된 비문이 모두 309개라고 하는데 그 309개를 다 자기 걸로 익숙해져야 제대로 된 글씨를 쓸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추사가 벼루 10개 밑창 내고, 1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자신이 이번에는 곽유도비 글씨체로 써야겠다.’ 하고 생각하면 곽유도비를 옆에 두고 보지도 않아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또 보지 않고 씀으로 인해 그대로 베낀 듯 쓰지 않고 자신만의 삐침과 파임으로 자기 개성을 드러내니 법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법도에 구속받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바로 입고출신(入古出新)” 곧 고전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것으로 나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썼던 말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보다도 더 적극적인 말입니다. 천하의 추사가 괜히 이루어진 것은 아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