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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명성이 즈믄해를 갈 생육신 김시습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79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悅卿道高下(열경도고하) 열경이 높은 도로 내려왔다가

留影在禪林(유영재선림) 영정만을 절에다 남겨 놓았네

一片水中月(일편수중월) 한 조각 물속의 달이요

千秋鍾梵音(천추종범음) 천 년 두고 울릴 범종소리네

 

위는 조선 중기의 시인 이달(李達, 1539 ~ 1612)이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인 김시습을 칭송하고 있는 한시 제김열경사진첩(題金悅卿寫眞帖)”입니다. “열경(悅卿)”은 김시습의 자(, 관례를 치르고 나면 스승이나 집안 어른들이 지어 준 이름)입니다. 김시습은 절에 영정만 남겨 놓고 사라졌지만, 고결한 인품과 고상한 지조를 지녔었고, 그의 명성은 즈믄해(천년)를 갈 종소리와 불경 소리와 같다고 노래합니다.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은 어려서부터 한시를 지을 줄 아는 천재였는데 5살 때는 그 소문이 당시의 임금인 세종에게까지 알려졌다고 합니다. 이에 세종이 시험을 해보고는 장차 크게 쓸 재목이니 열심히 공부하라고 당부하고 선물을 내렸다고 하여 오세(五歲, 5)’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金鰲新話)의 작가인 김시습은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단종에 대한 신의를 끝까지 지키며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자연에 은거한 사람으로 유명했지요. (儒佛) 정신을 아우른 사상과 탁월한 문장으로 율곡 이이로부터 백세의 스승이라는 칭송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김시습이 쓴 책으로는 금오신화말고도 매월당집(梅月堂集), 만복사저포기, 취유부벽정기, 탕유관서록등 많은 책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