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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눈썹 위에 작은 혹이 그려진 태조어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0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임금의 초상화 곧 어진(御眞)은 진용(眞容)()진영(眞影)수용(晬容)성용(聖容)영자(影子)영정(影幀)어용(御容)왕상(王像)어영(御影) 따위로도 부릅니다. 그런데 1713(숙종 39) 숙종어진을 그릴 당시 어용도사도감도제조(御容圖寫都監都提調)였던 이이명(李頤命)의 건의에 따라 어진이라는 이름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정을 내린 뒤로는 어진이 임금의 초상화를 뜻하는 말로 대표되었지요.

 

어진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니었습니다. 당대 으뜸 화원들이 어진을 그리는데 동원되었고, 모든 신하들이 어진 제작의 처음부터 끝까지 논의하고 공을 들였는데 어진이 왕의 얼굴을 넘어 왕실 자체를 뜻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현재 남아있는 어진은 안타깝게도 전주 경기전(慶基殿)의 태조어진, 서울 창덕궁의 영조어진철종어진익종(효명세자)어진 그리고 영조의 연잉군(延礽君) 때의 도사본(임금이 살아 있을 때 직접 얼굴을 바라보면서 그린 것) 뿐이지요.


 

조선시대 초상화는 전신사조(傳神寫照)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곧 겉모습을 똑같이 그리는 것은 물론 그 사람의 인품이나 성격 등의 내면적인 특징까지도 그대로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심지어는 초상화만으로 피부의 이상변화를 의학적으로 진단할 수 있을 만큼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전주의 경기전에 있는 <태조어진>을 보면 근엄하며 위풍당당한 모습이 군주로서의 위엄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태조의 오른쪽 눈썹 위 이마에 작은 혹을 그려 넣을 정도로 보이는 그대로를 그린다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