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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운명적 기다림을 노래한 전통가곡 “바람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0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바람은 지동치듯 불고 구진비는 붓듯이 온다 / 눈정에 거룬님을 오늘밤에 서로 만나자 허고 / 판첩처서 맹서 받았더니 / 이 풍우 중에 제어이 오리 / 진실로 오기 곧 오랑이면 연분인가 하노라

 

이는 여창가곡 우조 우락 "바람은"의 가사입니다. 우린 학창시절 바우고개, 선구자, 청산에 살리라 등 흔히 한국가곡이라 부르는 노래를 배우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전통성악의 하나인 가곡이 있습니다. 가곡은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시에 곡을 붙여서 국악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우리나라 전통음악으로, 국가 중요 무형 문화재 제30호로 지정하여 보존되고 있으며, 2010년 유네스코 무형 유산으로 지정되었지요.



전통가곡은 삭대엽(數大葉)’ 또는 노래라고도 하며, ‘느리고 유장하게 부른다라고 하여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이라 부릅니다. 시조, 가사와 함께 정가(正歌)에 속하는데 남성이 부르는 노래인 남창(男唱) 26곡과 여성이 부르는 노래인 여창(女唱) 15곡이 있으며, 남녀가 함께 부르는 남녀창 1곡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노래이며, 노래를 부르며 스스로 되돌아보는 그런 음악입니다.

 

바람은노래의 주인공은 아마도 기생인 듯한데 임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심정이 잘 드러납니다. 주인공은 아무리 맹세하고 약속했지만, 이 폭풍우 중에 과연 올까?”라고 의심스러워합니다. 그래도 한 자락 바람은 만일 온다면 우리는 진정 인연일 것이라는 가냘픈 기다림입니다. 이 노래를 한 기생은 과연 그날 밤 임과 꿈같은 만남을 이루었을까요? 청아한 아름다움의 전통가곡을 한번 들어보면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