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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댓집 사장 이금출 시인 첫 시집 펴내

도서출판 문학공원, ‘순대를 존경하다’

 

 

(신한국문화신문) 도서출판 문학공원이 전통음식점 ‘함경도왕순대’를 30년 넘도록 경영해 온 이금출 시인의 첫 시집 ‘순대를 존경하다’를 펴냈다고 밝혔다. 이금출 시인은 함경도가 고향이신 시어머니와 함께 서울 은평구 신사동 응암역 근처에서 ‘함경도왕순대집’을 시작한 지 30년이 훨씬 넘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첫 시집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세상에는 존경할만한 사람이 너무나 많지만 이금출 시인은 순대를 존경한다. 시집을 펴면 금방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순대는 시인에게 배고픔을 물리쳐주고, 가난을 물리쳐주고, 자식들에게 과자를 사줄 수 있게 해주고, 공부를 시킬 수 있게 해줬으며 집을 살 수 있게 하고 부모 노릇을 할 수 있게 했다.

30년이란 긴 세월 동안 동고동락해온 순대가 이금출 시인에게는 어떤 위인보다 큰 위인이다. 지금까지 이금출 시인을 울린 것도, 먹인 것도, 잠재운 것도, 놀아준 것도, 가르친 것도 순대였다. 다들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 퀴리부인 등을 존경하지만 장장 30년의 세월 동안 순대가 있어 행복했다는 시인은 ‘나는 순대를 존경한다’고 말한다. 서민에게 어디 순대만 한 것이 있으랴. 고된 노동을 격려하고 깊은 슬픔을 다독인 순대에게 감히 어떤 위인이 명함을 내밀 수 있을까.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이금출 시인의 시에 최선의 진실이 들어있어 너무나 큰 감동을 주는 것과 함께 우리에게 여러 가지의 교훈을 준다”며 “존경하는 것은 세종대왕이나 슈바이처가 아니라 순대이고 그녀의 삶을 일으켜주고 배부르게 해준 순대는 아마도 그녀가 존경해야 할 더없이 성스러운 존재였을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김 문학평론가는 “그녀는 ‘예배당 음악당 서당 사당 경로당’과 같이 ‘당(堂)’은 성스러운 곳에 붙이는 말이니 ‘식당은 성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다”며 “평범한 곳에서 진리를 찾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문학의 목적이라면 나는 서민으로 서민 속에서 서민을 위해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이금출 시인의 시가 최고의 시라 말하고 싶다”고 평가를 밝혔다.

한편 이금출 시인은 지금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녀는 환갑이라는 나이에 20살에 해야 했을 공부를 하고 있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라 영어도, 한자도 쪼들린다. 게다가 기말시험은 과히 전쟁이다. 틈틈이 공부하면 되겠지만 고령과 일인 다역의 방송대 사람들에게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바쁜 일과 속에서 하는 공부라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금출 시인은 이제 산전수전 다 겪은 나이다. 폭풍우가 몰아쳐도 잠깐이겠지 하는 확신이 있다. 망망대해에 홀로 있더라도 ‘그까짓 것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란 배짱이 있다. 우리는 이금출 시인의 시집에서 사막에 고립되어 있다 할지라도 마음의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희망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