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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부처님 오신 날’은 양력 4월 8일

[맛있는 일본이야기 444]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 5월 22일은 불기 2562년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한국의 각 절에서는 종파를 초월하여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날의 의미를 새기며 연등을 밝히고 법요식을 갖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 일본의 부처님 오신 날은 양력으로 4월 8일인데다가 우리처럼 공휴일도 아니어서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이 날이 부처님 오신 날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일본은 명치시대때부터 음력 사용을 금지하고 나라의 모든 행사나 개인의 기념일을 양력만을 쓰게 했다. 설이나 한가위 같이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행사도 양력으로 하다 보니 ‘둥근 보름달’을 본다든가 하는 전통방식의 명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치른다. 부처님 오신 날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파의 교리가 통합된 통불교라면 일본불교는 종단을 창시한 조사(祖師)의 가르침을 따르는 ‘조사불교’이기 때문에 조사의 탄생일에 더 많은 의미를 둔다. 따라서 우리처럼 연등회를 갖는다든지 부처님 오신 날 기념법회를 텔레비전에서 뉴스로 전한다든지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도 명치정부(1868)가 불교를 탄압하고 신도(神道)를 장려하는 이른바 폐불훼석(廃仏毀釈) 정책을 폈기에 명치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부처님이라든지 불교신앙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기에 아기가 태어난다든지, 결혼식을 하는 등의 좋은 일은 대개 신사(神社)에서 하고 사람이 죽거나 제사 같은 궂은일은 절에서 맡아 하는 것이다.

 

일본의 부처님 오신 날은 특별히 ‘석가탄신일’ 보다는 꽃축제(花祭り, 하나마츠리)로 더 많이 불린다. 마츠리의 나라답게 부처님 탄신일도 꽃을 바치는 ‘하나마츠리’라고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더 흥미로운 것은 한국도 조선시대에 불교가 위축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그 나마 더욱 불교가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다시 일어나 오늘날과 같은 부처님 오신 날을 별도의 공휴일로 정해 지내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연등을 달거나 석가모니 탄생을 축하하는 마음쯤이야 얼마든지 낼 수 있지만 일본의 경우 ‘불교’는 신앙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고로 한국과 같은 ‘부처님 오신 날’의 분위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양력 4월 8일로 일찌감치 ‘초파일’을 치루고 나니 더욱 우리의 ‘부처님 오신 날’ 느낌은 전혀 갖지 못한다. 한국도 기독교 신자가 늘고 있고 종교간 반목이 보이지 않게 많아 ‘그들만의 잔치’ 일 수 있지만 가끔 천주교 신부가 ‘석가탄신일’에 절에 간다든지 불교 승려가 ‘예수탄신일’에 성당이나 교회에 가는 모습이 소개되어 흐뭇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종교행사라는 것도 시대와 정권 따위에 영향을 받는 것이므로 앞으로 어찌 그 모습이 바뀔지는 모르겠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