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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삼국시대부터 쓴 유일한 화음악기 생황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2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조선 후기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첩이 있습니다. 그 맨 앞면에는 <연못가의 여인>이라는 그림이 있지요. 그림 속의 여인은 커다란 가체(加髢)에 몸에 꼭 붙는 짧은 저고리, 풍성한 치마를 입고 있습니다. 기녀로 보이는 이 여인은 쓸쓸한 얼굴로 악기 생황을 들고 있습니다. 이 그림말고도 고려대학교 박물관에 있는 단원 김홍도의 <생황부는 소년(송하취생도, 松下吹笙圖)>에는 한 소년이 머리에 쌍상투를 틀고, 거위 깃털로 만든 옷을 입고, 맨발로 앉아서 입에 대고 생황을 불고 있지요.

 

 

또 생황이 그려진 그림에는 김홍도가 그린 간송미술관의 <월하취생도(月下吹笙圖)>도 있습니다. 화원인듯한 한 사내가 파초 위에 웅크리고 앉아 생황을 불고 있습니다. 영화 “취화선”에서는 장승업과 기생이 생소병주(단소와 생황을 함께 연주)로 아름다운 음악 “수룡음(水龍吟)”을 연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생황은 오래된 유물에도 보이는데 신라 성덕왕 때에 지은 평창 상원사, 헌강왕 때 지었다는 문경 봉암사의 범종과 경북 문경의 지증대사 적조탑신 등에 생황이 새겨져 있을 정도입니다.

 

생황(笙簧ㆍ笙篁)은 중국 묘족(苗族)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삼국시대부터 쓴 국악기 가운데 유일한 화음악기지요. 김을 불어넣는 통은 옛날에는 박통[匏]을 썼으나 뒤에 나무통으로 바꾸어 쓰게 되었으며 이 통의 위쪽 둘레에 돌아가며 구멍을 뚫고, 거기에 죽관(竹管)을 돌려 꽂았습니다. 그리고 죽관 위쪽 안에는 길쭉한 구멍을 뚫어 그것을 막으면 소리가 나고, 열면 소리가 나지 않게 하였습니다. 요즘에는 독주악기로 쓰지 않고 단소와의 2중주에 많이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