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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조선시대, 술 취한 수령과 형방의 송사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29]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요즘 사회 관련 뉴스에는 양승태 대법원이 법원행정처를 통해 박근혜 정부와 이른바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원노조가 고발했는가 하면 KTX승무원노조, 전교조는 물론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관련자의 처벌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법관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단원 김홍도가 그린 <행려풍속도병(行旅風俗圖屛)> 가운데 “거리의 판결[醉中訟事]”는 조선시대 송사 풍속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그림을 보면 소풍을 다녀오는 한 고을 수령 일행 앞에 무슨 일로 다툼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형방이 수령의 처분을 기록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문제는 술이 거나하게 취해 갓이 한쪽으로 삐뚤어졌다는 것이지요. 수령 역시 근엄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지만 그도 술에 취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그림은 온통 술냄새로 진동합니다. 재미난 것은 행렬의 맨 뒤에 흑돼지 두 마리가 따르고 있지요.

 

이 그림 맨 위에는 김홍도의 스승으로 알려진 강세황이 쓴 화제(畫題)가 보입니다. “물건을 나르는 이들이 각기 물건을 들고 가마 앞뒤에 있으니, 수령의 행색이 초라하지 않다. 시골 사람이 나서서 진정서를 올리고 형방이 판결문을 쓰는데 술 취한 채로 부르고 쓰니 능히 오판이나 없을는지.” 그림을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소송이 이렇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참으로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