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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도카이도[東海道]의 기이한 이야기(奇談)

국립중앙박물관, 일본실 상설전시 정기 교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5월 30일부터 상설전시관 일본실에서 「도카이도(東海道)의 기이한 이야기(奇談)」를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에 공개하는 전시품은 우키요에 등 병풍 4점, 족자 2점, 다색판화(우키요에) 8점으로 모두 14점이다.

 

 

이번 정기교체에서는 에도시대(江戶時代, 1603~1868) 도쿄와 교토를 잇는 길이었던 도카이도(東海道)의 역참과 관련 있는 전설이나 고사(故事) 등을 화제로 다룬 우키요에[浮世繪] 시리즈 <도카이도의 53개 이야기(東海道五十三對)> 가운데 기이한 이야기를 담은 8점을 선보인다.

 

바다에서 선원들을 위협해 배의 출항을 막았던 괴물 우미보즈(海坊主)나, 임산부가 억울하게 살해돼 근처 바위에 혼령이 옮겨 붙어 밤마다 울었다는 전설 등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기발하게 묘사한 각 장면은 마치 어릴 적 한여름 밤에 두근거리며 읽었던 괴담집의 삽화를 보는 것 같아 흥미롭다. 반면 야외에 걸어놓은 흰 속옷을 귀신으로 착각해 경천동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장면도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여름이 다가오는 이때, 도카이도의 기담(奇談)으로 미리 피서를 떠나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한편 ‘사냥’을 주제로 한 근대미술품 병풍 한 쌍과 축그림 한 점도 함께 선보인다. 마에다 세이손(前田靑邨, 1885~1977)이 그린 <매사냥(鷹狩)> 병풍은 매가 제 몸집의 몇 배나 되는 커다란 두루미를 사냥하는 일촉즉발의 순간을 포착했다. 또한 이시자키 고요(石崎光瑤, 1884~1947)가 그린 <사냥(狩)>은 사냥한 꿩을 단단히 붙잡고 의기양양하게 주인을 기다리는 매의 용맹한 모습을 묘사했다. 매를 이용한 사냥은 고대부터 일본에서 지배자의 수렵활동으로서 그 권위를 상징했다. 횃대에 앉은 매그림은 일본의 지배층이었던 무사계급이 즐겨 감상한 그림이기도 했다. 무가(武家)의 풍속(風俗)이었던 매사냥을 현대적 감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원전(院展)의 장로격으로 활동했던 오치 쇼칸(大智勝觀, 1882~1958)의 <녹음(綠陰)>도 선보인다. 두 폭 병풍 1쌍의 화면 전체를 이용해 싱싱한 녹음을 표현한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녹음에 둘러싸여 식물들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심호흡하고 있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푸르른 녹음이 짙어지는 이 계절에 감상하기 딱 좋은 작품이다.

 

상설전시관 일본실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이번 공개는 9월 20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