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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여류 명창들이 들려주는 적벽대전 속 영웅들의 세계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시리즈의 완결판, <화용도 타령 - 타고남은 적벽>
안숙선 명창, 처음 조조 역 맡아, 철현금과 협연하는 판소리 등 돋보여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호국보훈의 달 6월, 국립국악원이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담은 판소리 ‘적벽가’를 소재로 한 작은창극 <화용도 타령 - 타고남은 적벽>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원장 임재원)은 오는 6월 22일(금)부터 27일(수)까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안숙선 명창과 함께 작은창극 <화용도 타령 - 타고남은 적벽>을 무대에 올린다.

 

2014년도부터 선보인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시리즈는 안숙선 명창과 함께 판소리 다섯 바탕을 소재로 1900년대 초기 창극 형식을 탐구하며 제작한 작품이다. 대형화, 서구화되고 있는 최근 창극에 맞서 판소리 본연의 멋을 깊이 있게 전하고자 마련한 작은창극 시리즈는 마이크를 쓰지 않고 오로지 소리꾼의 육성으로만 선보인다.

 

올해는 작은창극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토끼타령(2014), 박타령(2015), 심청아(2016), 그네를 타는 춘향(2017)에 이어 적벽가를 소재로 한 <화용도 타령-타고남은 적벽>을 통해 대중들에게 판소리 적벽가의 멋을 전할 예정이다.

 

현전하는 판소리 중 가장 웅장함이 돋보이는 ‘적벽가’

여류 명창들의 성음으로 그려내는 전장 속 영웅들의 의리와 인간애 그리고 성찰

 

이번 작품은 중국의 ‘삼국지연의’를 원전으로 둔 판소리 ‘적벽가’를 바탕에 두고 있다. ‘적벽가’는 현전하는 판소리 중 유일하게 중국 원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다섯 바탕 중 가장 오래되고 분명한 원전에 뿌리를 두고 있어 판소리의 발전과정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판소리 가운데 가장 장엄하고 화려하기로 손꼽히는 ‘적벽가’는 대개 남성 소리꾼 위주로 힘 있고 박진감 넘치는 소리를 전하는 편이나, 이번 작품에서는 모든 장수들을 여성 소리꾼들로 구성해 전장에서 겪는 장수들의 심리와 내적 갈등, 인간관계 등을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소리로 표현할 예정이다.

 

작은창극 주도해 온 ‘안숙선’ 명창, 처음 ‘조조’ 역할 맡아

성별의 한계, 소리로 극복해 판소리 특유의 창법으로 판소리의 멋 전한다!

 

 

작은창극 시리즈 제작을 주도해온 안숙선 명창은 이번 작품에서 도창과 작창을 맡아 작품 전반의 소리를 이끈다. 특히 안 명창의 판소리 인생 처음 조조 역을 맡아 당대 으뜸 영웅으로 꼽히던 조조의 깊은 내면의 울림을 소리로 전할 예정이다.

 

또한 국립국악원의 대표 여류 소리꾼 유미리, 염경애 명창과 국립민속국악원의 김송, 정승희 명창이 함께해 관우와 조자룡, 장비 등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들을 맡았다. 안숙선 명창은 “성별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소리뿐.”이라고 언급하면서 “굵고 웅장한 시김새 등 특유의 판소리 창법을 통해 적벽가 본연의 맛을 색다르게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벽가 이수자이기도 한 ‘지기학’ 예술감독의 대본과 연출

타고남은 ‘적벽’과 ‘화용도’ 속에 담긴 영웅들의 모습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 전해

 

이번 공연의 대본과 연출을 맡은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은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로, 이번 작품의 중심을 적벽대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술과 전략에서 벗어나 전장 속 영웅들이 마주하는 장애와 좌절, 이를 극복하는 심리와 영웅들 간의 의리 등 혼란스러운 시대 속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내적 갈등을 담아냈다.

 

 

지기학 예술감독은 “적벽대전에서 크게 패해 화용도(華容道)로 탈출한 당대 최고의 영웅인 조조가 겪게 되는 어려움과 이를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거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관객들에게 일상의 무게를 덜어내고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접하기 드문 철현금과 판소리의 만남!

국립국악원 작은창극 시리즈, 명품 레퍼토리로 공연 브랜드 확대해

 

작곡과 편곡을 맡은 김백찬 작곡가는 “이번 작품의 음악적 표현을 위해 철현금과 생황 등의 악기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판소리 반주에 철현금이 함께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으로, ‘적벽가’가 지닌 역동성을 철현금 특유의 거칠면서도 박진감 있는 연주로 소리의 멋을 한층 살려주고 극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마다 매진 기록을 세우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시리즈는 올해를 끝으로 다섯 작품의 제작을 완결한다. 그간 국내 지방 순회공연과 해외 공연 등을 통해 작은창극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인 국립국악원은 향후 재공연 등을 통해 ‘작은창극’ 레퍼토리를 국내외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화용도 타령 - 타고남은 적벽>은 오는 6월 22일(금)부터 27일(수)까지 주중 저녁 8시, 주말 낮 2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무대에 오른다.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과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전화(02-580-3300)으로 예매 가능하다. 전석 3만원 (문의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