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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옥에서 필수품이었던 “발” 만드는 “염장”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4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제 우리의 주거환경이 대부분 아파트로 바뀌면서 쓸모없어진 것을 들라하면 “발”을 들 수 있습니다. 발은 여름철에 강한 햇볕을 막아주어 방에 있는 사람을 시원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밖에서 안을 볼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 예전에 한옥에서는 필수품이었습니다. 발은 가마의 문을 가리는 것에서부터 집의 문을 가리는 것까지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졌지요. 발을 만드는 재료로는 대나무, 갈대, 겨릅(삼 곧 대마의 껍질을 벗겨낸 속대), 달풀(물억새) 따위가 있습니다.

 

 

발은 주로 대나무 특히 ‘시누대’를 쓰는데 가장 좋다는 3년생을 음력 11~12월 사이에 거두어 2달 동안 햇볕과 이슬 맞히기를 반복합니다. 그 뒤 이를 가늘게 쪼개어 얻은 대오리를 삼끈이나 실로 엮고 바탕 면에 여러 가지 무늬를 놓은 뒤 윤곽을 남색 모단(비단의 하나) 따위로 둘러 마감하기 때문에 만 번 이상의 손이 가야할 만큼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발에 새기는 무늬는 구갑문(龜甲紋, 거북이 등 모양 무늬)과 囍(쌍희)자, 福(복)자, 卍(만)자, 壽福康寧(수복강녕) 같은 길상문자무늬를 즐겨 썼고, 양쪽 귀에 매듭을 드리워 멋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삼국시대부터 우리 겨레가 즐겨 쓰던 발은 이제 그 수요가 줄어 전남 담양과 경남 통영 등 일부 지역에서만 만들고 있을 정도입니다. 따라서 나라에서는 발을 만드는 장인을 국가무형문화재 제114호 “염장(簾匠)”으로 지정하여 전승을 돕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