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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는 탄은 이정의 “통죽(筒竹)”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4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대나무 그림으로 유명한 탄은(灘隱) 이정(李霆, 1554~1626)은 유덕장(柳德章)ㆍ신위(申緯)와 함께 조선시대 3대 묵죽(수묵을 사용하여 그린 대나무 그림)화가로 꼽힙니다. 대나무뿐만이 아니라 난과 매화 그림에도 뛰어났으며, 시서화(詩書畵)에 능해 이인상, 강세황 김정희 등과 함께 삼절(三絶)로 불렸습니다. 특히 그는 임진왜란 때 적의 칼에 오른팔을 크게 다쳤으나 이를 극복하고, 회복된 뒤에는 더욱 힘찬 그림을 그렸다고 하지요.

 

지금 남아 있는 조선 초기의 묵죽화들이 보통 줄기가 가늘고 잎이 큰 모습인데 견주어 이정의 묵죽은 줄기와 잎의 비례가 좀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물론 대나무의 특징인 강인함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정은 특히 굵은 통죽(筒竹)을 잘 그렸는데, 통죽의 굵은 입체감을 두드러지게 표현하고 통죽의 마디를 양쪽 끝이 두툼하게 강조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랫마디를 짙은 먹으로 시작해서 점차로 흐려지게 하였지요.

 

 

같은 무렵 문인이었던 최립(崔岦)과 허균(許筠)은 그의 묵죽화에 대해 자연스러움과 사실성이 뛰어나다고 칭찬하고 있으며, 이정구(李廷龜)는 “소동파(蘇東坡)의 신기(神氣)와 문동(文同, 중국 북송 때 화가)의 사실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하였습니다. 여기 소개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통죽(筒竹)”은 그림 가운데에 수직으로 내려 그은 굵은 대나무와 아래에 비스듬히 비탈을 이루면서 낮아진 암석 등이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