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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44-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92, 9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92쪽 셋째 줄에 ‘들’이 보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등’을 쓰기 때문에 볼 수 없는 말입니다. 말모이(사전)에서 ‘들’을 찾아보면 ‘등’, ‘따위’와 비슷한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옛날 배움책에는 잘 썼는데 요즘 배움책에 쓰지 않으니 아이들이 쓰지 않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께서 ‘등’을 써야 할 때 ‘들’이나 ‘따위’를 써 주시기 바랍니다.

 

열째 줄에 ‘모듬살이’가 또 나옵니다. 앞서 ‘사회생활, 집단생활, 단체생활’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라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사회생활’만 나오고 이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다른 말모이(사전)을 찾아보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면 알 수가 없게 되어 있는 것이지요.

 

옛배움책에서는 잘 썼던 이 말이 어떻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올림말(표제어)이 되지 못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사회생활’을 찾으면 그 아래 비슷한 말이 ‘모듬살이’라고 풀이를 해 준다면 ‘사회생활’을 써야 할 때 ‘모듬살이’를 쓰는 사람이 늘 수도 있을 것입니다.

 

93쪽 둘째 줄에 “꿀벌을 치는 집을 찾아가 보자.”라는 월이 있습니다. 거기서 ‘치다’라는 토박이말을 볼 수 있습니다. 옛배움책을 뒤지지 않더라도 ‘양치기’, ‘누에치기’와 같이 옛날에는 참 잘 썼던 말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요즘 배움책에서는 보기 어렵게 되어버렸습니다. ‘사육하다’는 말을 쓰는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되었을 것입니다.

 

갈배움(교육)을 새롭게 이끌어 가실 열일곱 분의 교육감님들께서 참으로 아이들 배움을 챙기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다면 옛날 배움책처럼 쉬운 배움책을 만드는 일에 마음을 써 주시길 바랍니다. 그 첫걸음이자 지름길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넉넉하게 토박이말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임을 거듭 힘주어 말씀드립니다.

 

4351해 온여름달 스무날 삿날(2018년 6월 20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는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