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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춤추는 듯 팔벌린 300년된 문경 소나무

문경 동로면 말무덤과 무송대(舞松臺)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에는 300여년을 자랐다는 소나무가 있다. 그 모습이 일반 소나무들과는 너무도 달라, 처음에는 쓸데가 없어서 살아 남았고, 세월이 많이 흐르고보니, 이제는 다른 나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묘한 품격을 갖추어 이제는 마을의 보물이 되었다.

 

그 나무의 가지가 갈라져 자라면서 구부러지고 펼쳐져 그 형상이 춤추는 듯 하다고 하여,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춤추는 소나무(舞松)라 부르게 되었고, 그 아래는 그늘이 드리워져 마을 사람들의 정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 소나무에는 역사적 인물과 관련한 특별한 전설이 전하고 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곳 문경은 예로부터 풍수적으로 명당터가 많은 곳으로 이름이 높은데, 그 많은 명당 중에서도 이 근처에는 '연주패옥'(連珠佩玉)이라는 명당터가 있었다고 한다. 연주패옥(連珠佩玉)이란 명당에 무덤을 쓰게되면 그 명당 음덕에 후손들이 과거급제자가 많이 나와, 옥관자 서말, 금관자 서말에 해당하는 관직을 얻어 후손들이 부귀영화를 대대로 누린다는 큰 명당이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장군으로 조선에 왔던 두사충(杜思忠)이 살기좋은 이곳 조선에 살고자 귀화하였다. 그는 당시 조선의 문신인 '정탁'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어, 그 보답으로 정탁이 살아있을 때 정탁의 무덤을 잡아주기로 하였다. 두사충은 문경에 명당이 많다는 것을 알고, 와보니 과연 전설적인 명당 연주패역을 발견하고, 정탁에게 이 명당터를 주고자, 이를 그의 마부에게 알려주었다.

 

마부는 명당터에 자신만 아는 표식을 하고 돌아간 뒤 얼마후 두사충의 마부는 정대감의 아들에게 명당터를 알려주고자 이곳에 이르러 정탁의 아들에게 명당터 표식을 가리키려는 순간 그만 타고온 말이 마부를 뒷발로 차버렸고, 마부는 그만 그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리되자 정탁의 아들은 화가나 마부를 죽게한 말을 단칼에 죽여 이곳에 묻어버렸다.

 

그리하여 문경지역 전해오는 전설같은 연주패옥 명당터는 다시는 찾을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후 내노라는 조선의 풍수사들은 잃어버린 연주패옥(連珠佩玉) 명당터를 찾으러 수없이 드나들고 있으나, 아직도 '연주패옥' 명당터는 찾지 못한다고 한다.

 

말이 죽어 묻힌 이곳에는 한그루 소나무가 자라나, 전설같은 명당이야기를 전하고 있으며, 그 소나무는 가지를 길게 늘러뜨려 나무 아래는 자연스럽게 마을사람들이 쉬는 정자가 되었다. 구부러진 소나무는 건축자재로는 전혀 쓸모가 없어 작은 나무였을 때에는 천덕꾸러기처럼 여겨졌지만, 그 구부러짐의 세월이 오래되고 보니, 이제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명품이 되어서, 전설과 함께 자신의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의 말무덤에서 시작된 소나무의 전설이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명물이 되어가고 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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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