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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에게 끊임없이 사과하는 하라다 교코 씨

[맛있는 일본이야기 450]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6월 30일 저녁 7시 반 무렵,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하느라 부엌에 있는 나를 거실에 있던 아들 녀석이 부리나케 부른다. “지금 텔레비전에서 일본 고려박물관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나는 젖은 손을 행주에 닦으며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화면에는 고려박물관 내부가 잠시 소개되더니 이내 하라다 교코(原田京子, 77살) 이사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었다. 집 식구들에게 하도 고려박물관 이야길 한 덕에 아들 녀석은 텔레비전에 나오고 있는 고려박물관 이야기를 내게 알려주었던 것이다.

 

하라다 교코 씨는 조선침략의 역사를 반성하고자 도쿄 한복판에 시민들이 설립한 고려박물관의 이사장이다. 하라다 이사장과 고려박물관 회원 14명은 지난 6월 18일부터 3박 4일 동안 한국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내년에 3.1만세운동 100돌을 앞두고 일본에서 3.1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전시를 기획하고 찾아온 것이었다. 기자는 하라다 이사장과 고려박물관 회원들이 방한 중에 통역과 안내를 맡아 함께 했었다.

 

그때 하라다 이사장과 나란히 버스로 이동하였는데 자신이 YTN과 대담을 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에 텔레비전 화면 가득히 나오는 하라다 이사장의 모습이 더욱 반가웠다. 하라다 이사장은 2002년에 한국으로 건너와 음성 꽃동네와 광명 보육원에서 2년간 자원봉사를 했다.

 

 

“일제강점기 때 저는 어려서 잘 몰랐지만 커가면서 한국이 일본에 의해 침략의 역사를 겪어야 했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마음 한 구석에 빚진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아버님은 조선총독부 기계부 기사였고 친정아버지는 북한의 수풍댐 건설 총책임자로 있었기에 마음의 빚은 더 컸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하라다 이사장은 그런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자 한국행을 실천한 것이었다. 하라다 이사장의 자원봉사 소식은 2004년 3월 3일치 경인일보 14면과 3월 10일치 광명소식에 자세히 소개된 바 있다.

 

도쿄도립대학에서 심리학 전공을 하고 39년 동안 도쿄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던 하라다 씨는 2002년 3월, 39년간의 교직에서 퇴직하자마자 그해 5월 평소 기독교 신앙으로 알게 된 도쿄 YMCA의 한국인 회원의 소개로 한국 음성 꽃동네로 건너와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62살 때의 일이다.(올해 77살) 그리고는 일본으로 돌아가 고려박물관에서 자원봉사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YTN에서는 하라다 이사장의 ‘조선침략에 사죄하는 마음’을 소개하고 있었다.

 

고려박물관은 “첫째 일본과 코리아(한국·조선)의 유구한 교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하고,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며 우호를 돈독히 하는 것을 지향한다. 둘째 풍신수길의 두 번에 걸친 침략과 근대 식민지 시대의 과오를 반성하며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여 일본과 코리아의 화해를 지향한다. 셋째 재일 코리안의 생활과 권리 확립에 노력하며 재일 코리언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전하며 민족 차별 없는 공생사회의 실현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1990년 9월부터 <고려박물관을 만드는 모임(高麗博物館をつくる会)>으로 시작하여 활동해온 순수한 시민단체로 올해 28년을 맞이한다.

 

 

 

고려박물관은 전국의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자원봉사자들의 순수한 봉사로 운영하고 있으며

하라다 이사장과 같은 사람들이 자원봉사로 박물관을 꾸려가고 있다. 이들은. 한국 관련 각종 기획전시, 상설전시, 강연, 한글강좌, 문화강좌 따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자는 2014년 (1월~3월)과 2016년(11월~2017년 2월), 2회에 걸쳐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과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강연 등을 했다.

 

기자는 하라다 이사장의 YTN뉴스를 보고 라인(일본에서는 카톡 대신 라인이다.)으로 즉각 이 사실을 알렸다. 그랬더니 “한국분들이 나의 뉴스를 보고 어떤 인상을 가졌을지 궁금하다. 일본은 지금까지 한국에 나쁜 일을 많이 했기에 일본인으로서 매우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답을 보내왔다.

 

“제국주의 일본은 분명 나빴다. 그러나 하라다 이사장처럼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는 한국인이 많다.”고 했더니 ”앞으로 그러한 한국분들의 호의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팔순을 바라다보는 하라다 이사장의 진심어린 표현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수그러들었다. “한국의 모든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하라다 이사장은 끝임 없이 라인 창에 사과의 말을 적어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