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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편지

독창적인 필체를 개척한 한호 석봉의 글씨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59]

[신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남 진주시 국립진주박물관에 가면 조선시대의 명필 석봉(石峯) 한호(韓濩, 1543년~1605년)가 쓴 글씨가 소장되어 있습니다. 바로 보물 제1078-1호 “한호 필적 - 한석봉증유여장서첩 (韓濩 筆蹟 - 韓石峯贈柳汝章書帖)”이 그것입니다. 이 서첩은 선조 29년(1596)에 한호가 친구 몇 사람과 베푼 잔치에서 써서 기증한 것입니다. 3편으로 수록된 이 서첩에는 왕발의「등왕각서(騰王閣序)」, 한무제의 「추풍사(秋風辭)」, 이백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등 3편으로 모두가 즉흥으로 쓰인 작품들이지요.

 

 

한호는 짧은 인생을 즐겁게 살아가는 방편을 제시해 준 시구만을 뽑아 이 서첩에 담았습니다. 서첩 첫 장에는 작은 글씨로 주인 풍산 유씨라는 소장자의 글씨가 한쪽에 쓰여 있어 서첩은 유씨 가문에 의해 보관되어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서첩 끝에는 당시 평소 어울려 지내던 친구들로 잔치에 참석한 명단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시첩을 통해 한석봉과 그의 친한 이들과의 우정과 아울러 당시 임진왜란 직후 혼란한 시기에 사대부 사이에 팽배했던 인생에 대한 무상함을 절실히 느끼게 하여, 당시 시대상을 실감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호는 서성(書聖)으로 존경받는 동진의 서예가 왕희지와 중국 당나라 때 명필 안진경의 필법을 익혔으며, 그에 그치지 않고 계속 뛰어난 평필들의 필법을 연구하였는데 한호는 그때까지 중국의 서체와 서풍을 모방하던 풍조를 깨뜨리고 독창적인 경지를 개척하여 석봉류의 호쾌하고 강건한 서풍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호는 글씨를 잘 써서 국가의 여러 문서와 명나라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도맡아 썼으며, 중국에 사절이 갈 때도 서사관으로 파견되었지요. 또 명나라 역사학자 왕세정(王世貞)과 서화에 뛰어난 명나라 주지번 같은 이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