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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서해로 뻗은 변산반도 우금바위 아래 개암사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호남평야의 서쪽에 위치한 변산반도는 평야지역에 솟은 꽤 높은 바위산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는 최고 높은 봉우리인 의상봉(508m)을 중심으로 신선봉(486m) 삼신산(486m) 옥녀봉(432m) 관음봉(424m) 상여봉(395m) 등이 있으며, 직소폭포, 봉래곡, 선녀탕 와룡소 가마소 등 산과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변산반도에는 고찰로 내소사와 개암사가 있는데 개암사 뒤로는 험한 산 등줄기에 우금산이 있다. 우금산 꼭대기 능선에는 전란시 방어시설로 대비한 우금산성이 있으며, 그 우금산성의 한 봉우리에 우금암봉이 불쑥 솟아있는데, 그 바위에 원효굴이 있다. 개암사의 절 이름은 아마도 우금바위에 뚫려있는 원효굴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개암사(開巖寺)는 그 창건이 백제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찰이다. 개암사는 백제무왕 35년(634) 묘련스님이 창건하였으며, 신라통일 시대를 살아왔던 원효와 의상도 머물렀다고 한다. 이후 고려 말 1314년 충숙왕 1년 원감국사가 개암사를 중창하여 큰 규모의 절이 되었다. 그러나 이 또한 조선왕조에 들어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개암사와 원효스님과의 전설같은 이야기는 개암사 뒷산에 크게 솟아있는 우금바위에 있다. 원효스님이 좋은 수도처를 찾아 수행하다 울금바위에 올라보니 그곳에 동굴이 있었다. 원효스님은 이곳에서 수도하고부터 이곳을 원효방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 동굴에는 극심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어, 이 샘물은 원효샘이라고 부른다. 바위에서 솟아오르는 샘물은 바닥에 딱 한바가지 만큼씩만 고이며, 그 물빛이 젖처럼 뽀얗고 맛이 부드럽고 달콤하기까지 하여 젓샘이라고도 부른다.

 

이런 개암사는 정유재란이 지나고 병자호란이 지난 효종9년(1658) 밀영선사와 혜징선사가 현재의 대웅보전을 재건하면서 다시 사찰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나, 본래의 모습을 복원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개암사 대웅보전은 그 화려함이 임진왜란이 지난 후, 복원된 많은 절의 대웅전들 중에서도 그 화려함이 어느 절의 대웅전에도 떨어지지 않는 화려함을 갖추고 있다.

 

다만 아쉬움이란, 본래 사찰의 대웅전이었다면 경복궁 근정전처럼 그 평면형태가 정면5칸 측면 4칸의 중층(2층으로 보이나 내부가 막히지 않은 통층건물을 말함)으로 되었을 것이나, 전후 재건하면서 그렇게 하지 못함이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는 건물의 외관이 정면3칸 측면3칸에 기둥 위 공포는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2개씩 있는 다포양식으로 화려하며, 주두의 모습이 각지지 않고, 곡선으로 되어있어, 주두를 연잎처럼 단청하였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 공포의 출목은 내부 외부 모두 3출목으로 공포의 장식 또한 복잡하고 화려하다. 그런데 조선 후기에 지어진 건물들의 공포에서는 볼 수 없는 세밀하게 가공한 모습들도 여러 곳에 보이고 있으며, 건물의 내부에는 부처님을 모시는 불단과 부처님 위에 집처럼 꾸민 닫집 또한 무척 화려하다.

 

또, 건물의 내부 공포 또한 무척 화려하며, 내부에는 9마리의 용장식이 부처님을 향하여 머리를 내밀고 있고, 불단의 위에 있는 닫집에는 다시 아홉마리 용이 상서로운 집을 지키고 있다. 이렇게 화려한 대웅보전은 보기 힘들 정도로 화려하여, 개암사 대웅보전은 보물 제292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대웅보전 외 개암사의 중건은 조선 정조7년(1783) 승담(勝潭)스님의 노력에 의한 것이다.  개암사는 호남평야에서 서해바다쪽으로 뻗어나면서 돌출한 변산반도에 위치하며, 능가산 울금바위가 대웅전 뒷편에 자리하고 있어 수려하면서도 강인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개암사는 능가산 줄기가 좌청룡 우백호로 감싸고 있는 곳에 있으면서도 대웅전 앞에는 상당한 넓이의 마당이 펼쳐진 위치로 대웅전을 중심으로 누각과 불이문이 일직선으로 축을 이루고 있고 좌우에는 요사채가 배치되어 있다.

 

몇년 전까지는 대웅전 앞에 누각이 없어 허전하였는데, 이제는 누각이 들어서 넓으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사찰이 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정연한 부처님의 세계를 펼쳐보이고자 꾸준히 노력하는 개암사가 앞으로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후세에 남겨져 부처님의 향기가 오래도록 전하길 기원해본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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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