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문화재

조선시대 바둑 명인 '기옹 변종락' 선생 초상화

시도유형문화재 제67호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스스로 이르길 시골 살며 빚 없는 늙은이

있건 없건 함께 더불어 이웃과 나눠 쓰네.

벼슬길 청운에 어찌 인연이 박하지만

은자의 정원에 늙어가니 흥겨움 끝이 없네.

다소간의 뜰과 밭은 후손에게 물려주고

약간의 책과 서화는 아이 주어 공부시키네.

늙을수록 바둑 병은 우습기도 하거니와

눈에 가득 시를 부르는 달과 바람은 어쩔거나.  -변종락 '기옹유고'-

 

 

이 그림은 전라남도 시도유형문화재 제67호(1977.10.20)로 지정된 조선시대 문신인 기옹(碁翁) 변종락(1792-1863)선생을 그린 초상화이다. 선생의 회갑 때 어느 승려가 그린 것이라고 전하는데, 조선시대 사대부를 그린 일반적인 초상화 양식과는 거리가 있어 풍속화적인 인물화인 듯하다.

이 그림은 사대부의 엄숙함과 유학자의 분위기가 감도는 분위기를 그려내고자 하기보다는 오히려 선생에 대해 전해오는 일화들을 형상화하고 있다.

 

화면 안에 배치된 바둑판·바둑알·술병·담뱃대 등은 선생이 장성읍 장안리에 거주하면서 동구 앞에 연못을 파고, 그 가운데 섬을 만들어 정자를 짓고 바둑과 글을 잘 하는 명인들과 함께 바둑 및 술과 글로써 여생을 보냈다고 하는 그에 대한 일화를 전달하기 위한 요소들이라 할 수 있다.

건과 의복을 정비하고 두 손을 앞으로 모아 공수자세를 취한 자세는 그다지 자연스럽지 못하여 그의 인격과 개성을 전달하기엔 부족하다. 다만 화면 구성상 특이한 초상화의 한 예로서 주목할 만하다.

 

<자료: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