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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염소뿔 녹는 대서, ‘등등거리’ 입어볼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6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열두 번째인 대서(大暑:큰 더위)로 한해 가운데 가장 더운 때라고 합니다. 요즘 더위를 '불볕더위', ‘땡볕더위’, '된더위'라고 하는데 더위 때문에 염소뿔이 녹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다만, 물기 때문에 축축하기도 하다는 뜻의 ‘찜통더위’와 ‘무더위’는 요즘처럼 비가 오지 않고 햇볕이 쨍쨍 쬐는 '불볕더위', '된더위'와는 다른 것이지요.

 

이렇게 '된더위' 속의 조선시대 사람들이 더위를 극복하는 한 방법으로 모시적삼 밑에 “등등거리”를 받쳐 입기도 했습니다. 등등거리는 소매가 없어 “등배자(藤褙子)”라고도 부르는데 등나무 줄기를 가늘게 쪼개서 얼기설기 배자 모양으로 엮어 만든 것입니다. 등등거리를 입으면 땀이 흘러도 옷이 살갗에 직접 닿지 않아 적삼에 배지 않고, 등등거리가 공간을 확보해주기에 공기가 통하여 시원합니다.

 

 

이 등등거리는 등나무 가지로 만든 팔에 차는 등토시와 함께 여름나기에 중요한 옷이었지요. 등등거리를 입은 선비는 쥘부채(합죽선)을 부쳐가며 책을 읽다가 죽부인을 안고 화문석 돗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이제 이 등등거리도 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겠지만 등등거리를 입어본다면 좋을 일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3권 섬용지(贍用志)의 기록에 보면 "등줄기를 엮어서 배자형으로 만들고 여름에 피부에 직접 닿게 입어 옷에 땀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