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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윤두서의 노승도(老僧圖)와 전복 껍데기 가루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86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윤두서(尹斗緖, 1688~1715)가 그린 <노승도(老僧圖)>는 신선이나 불교의 고승, 나한 따위 인물을 그린 그림 곧 ‘도석인물화(道釋人物畵)’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이 노승도를 보면 두꺼운 장삼(長衫)을 걸친 노승이 오른손에 긴 지팡이를 짚고, 왼손에는 염주를 쥐고 맨발로 비탈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지요. 또 노승의 얼굴이나 손과 발은 섬세한 필치로 그린 데 견주어 옷 주름과 지팡이는 짙은 먹으로 거칠게 붓질한 선종화풍(禪宗畫風)입니다.

 

 

그림을 그려온 우리의 옛 종이는 종이를 뜨면 표면이 거칠고 보풀이 많았기에 다듬잇돌 위에 젖은 종이를 여러 장 겹쳐놓고 두드리는 표면 처리를 한 번 더 하였습니다. 또 표면에 기름, 아교, 전분 또는 금(金), 은(銀), 돌비늘[雲母], 조개껍데기 따위를 발라 표면을 처리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매우 매끄럽고 광택이 있으며 옅은 은회색을 띠고 있는 이 노승도의 바탕 종이는 그동안 은가루[銀粉]를 바른 은종이[銀紙]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 노승도를 어떤 처리를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표면의 성분을 분석하고 확대하여 관찰하였더니 종이표면에서 광택이 나는 것은 은이 아니라 칼슘과 철이 검출되었지요. 따라서 실험을 통해서 확인한 결과 이 노승도에 바른 것은 칼슘과 철이 들어있고 광택이 나는 전복껍데기였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곧 <노승도(老僧圖)>에 남아 있는 넓은 붓 흔적으로 보아 전복 껍데기를 곱게 가루 내어 아교와 섞어 종이의 표면에 바른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