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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거문고와 사운드를 위한 산(散), 유다를 말하다

서울문화재단, 이선희 거문고 독주회

[우리문화신문=이진경 기자]  지난 8월 8일 된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 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서울문화재단 지원으로 이선희 거문고 독주회가 무더위 속에서 문을 열였다.

 

 

이선희 명인은 현재 한국거문고 앙상블 이사,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겸임교수, 거문고 앙상블 ‘라미’ 대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지도단원으로 그동안 독주회 레퍼토리는 정악, 민속악, 창작음악, 다원예술에 걸쳐 다양하게 발표하였다. 거문고 음악의 정통성 확보와 함께 레퍼토리의 외연을 넓히는데 주력을 해 온 이선희 명인은 이번 ‘거문고와 사운드를 위한 산’의 공연을 통해서 소리들의 다양한 양식적 경계를 허물고자 하였다.

 

소리들과 예술가의 본원적 자유에 대한 성찰을 다루는 작품들로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공연이 이루어졌다.

 

1부 첫 번째 순서로 김미정 작곡의 “The Fish(flot)魚(찌) for Geomungo and Tape”은 강태공이 던진 찌를 물고기가 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전자음악으로 표현한 곡으로 물고기가 살고자 사투 벌이는 긴장감 넘치는 과정을 거문고와 테잎의 어울림으로 연주된다. 작곡가가 전자음향으로 만들며 연주자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마치 강태공과 물고기의 사투가 공연장에서 눈으로 보이는 긴박함은 압권이었다.

 

 

이어서 이재화 작곡의 “10현금을 위한 회향”이 연주되었는데 불교에서 자기가 닦은 공덕을 자신이나 중생에게 널리 베풀어 깨닫도록 하는 것을 회향이라 하는 주제를 담아 모두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0현금의 공연이 많지 않은 요즈음 이선희 명인의 10현금 연주가 눈에 띄었다.

 

이선희 편곡 ‘얼쑤! 거문고!’는 삼현육각의 악기편성을 거문고 3중주로 편곡한 경기대풍류로 거문고만의 특수한 주법으로 새롭게 연주되었다.

 

2부는 최우정 작곡의 ‘산’으로 이곡은 모두 7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우정 작곡가는 “1999년에 시작한 <산(san)> 시리즈를 다시 이어가기 위해 쓴 작품으로 흩을 산(散) 자는 여러 의미를 지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유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곡을 소개하고 있다. 발자국 소리 등의 효과음과 어우러져 7대의 거문고가 화성을 만들어가며 마치 수군대는 청중들의 소리, 복잡한 유다의 마음,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배반의 쓰라림이 웅장하고 기묘한 음색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한편의 극을 보는 듯하였다.'

 

 

양천구에서 온 김동한 (34) 씨는 “국악 독주회는 전통곡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 거문고로 다양한 장르의 연주를 들을 수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특히 전자음향으로 작곡가와 교류하며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이 놀라웠어요. 그리고 교회를 다니고 있어서 유다의 이야기를 거문고로 어떻게 연주될까 기대가 되고 궁금했는데, 한편의 극처럼 유다의 배신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마치 그 자리에 제가 서 있는 것 같았어요.”라고 하였다.

 

이선희 명인은 11월 30일 국립국악원 우면당 금요공감에서 거문고 독주회 “이선희의 현가‘로 다시 한 번 청중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