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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2-까닭, 움직이다, 별자리, 떠돌이별, 별똥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쉬운 배움책 만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52- 까닭, 움직이다, 별자리, 떠돌이별, 별똥별, 살별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3해(1950년) 만든 ‘과학공부 4-2’의 108, 10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08쪽 첫째 줄에 ‘여덟째’가 있습니다. 다른 책에서는 한자를 쓰거나 아라비아 숫자를 쓰는 것을 보기 쉬운데 첫째 마당부터 한결같이 토박이말로 차례를 나타내는 것이 눈에 띱니다. 셋째 줄에 있는 ‘알 일’도 앞서 보았듯이 알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나누어 보여 주어서 참 좋아 보입니다.

 

다섯째 줄에 ‘까닭’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는 ‘이유’, ‘원인’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 걸 볼 수 있는데 그 뒤에도 ‘까닭’을 더 많이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데서 배움책을 만드는 사람이 낱말을 골라 쓰는 것이 얼마나 종요로운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여섯째 줄에는 ‘움직이는’이 있습니다. 넷째 줄에서는 ‘운동을 하는’이라는 말을 썼는데 바로 이어지는 월에 ‘움직이다’를 쓴 까닭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운동하다’와 ‘움직이다’가 비슷한 말이라는 것을 보여 주려고 그렇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덟째 줄에는 ‘별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옆에 ‘별자리(星座)’와 같이 한자를 나란히 함께 쓴 것이 요즘 책과 많이 다릅니다. 이어서 나오는 떠돌이별(行星), 별똥별(流星), 살별(彗星)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해 앞까지도 본디 한자말 옆에 한자를 함께 나란히 밝혀 주어야 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별자리, 떠돌이별, 별똥별, 살별은 한자로 적을 수 없는 말이기 때문에 이런 토박이말로 배움책 만들기를 했다면 그런 말은 나올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자말은 한자를 밝혀 가르치자는 쪽 사람들 말에 고개를 끄덕였던 것은 이런 옛배움책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열째 줄에 있는 ‘여름철’도 ‘하절기’가 아니라서 아이들이 보면 엄청 반가워 할 말일 것입니다.

 

일흔 세 돌 광복절을 보내며 옛배움책에서 썼던 토박이말을 챙겨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쉬운 배움책으로 배울 수 있는 길을 여는 데 힘과 슬기를 모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여러 곳에서 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그 일에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먼저 나서고 앞장서 주시기를 비손합니다.

 

4351해 들가을달 스무하루 두날(2018년 8월 21일 화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