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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씀씀이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씀씀이 /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씀씀이

[뜻] 돈이나 몬(물건), 마음 따위를 쓰는 됨새나 만큼(형편이나 정도)=쓰임쓰임=용도

[보기월] '말씀막대(토킹스틱)'라는 것도 여느 때 씀씀이(용도)를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 것이나 쓸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바람(태풍) 때문에 이틀을 쉬는 배곳(학교)이 있게 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냥 바람이 아니기 때문에 여느 때에는 엄청 세면서도 빠르게 지나가곤 했는데 무슨 까닭인지 사람이 걷는 빠르기로 움직이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지나간 곳은 사람이 서 있기가 어려울 만큼 센 바람에 나무가 쓰러지거나 뽑히고 가게 이름판이 떨어지기도 한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사는 곳에는 언제 오나 싶어서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을 것입니다. 어제 제가 있는 곳에서는 아이들을 배곳에 오지 못하게 했는데 바람은커녕 비도 땅이 젖을 만큼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밤새 지나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잘 몰라서 오늘도 아이들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틀 동안 한 가지 닦음(연수)을 마치고 그것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있게 배우는 닦음을 이어서 하였습니다. 빙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말씀막대(토킹스틱)라는 것을 들고 말을 하고 말하는 사람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는 걸 많이 했습니다. 같은 배곳(학교)에서 지내면서도 한 자리에 모여 속마음을 드러내고 들어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참 새롭고 뜻깊은 자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씀막대(토킹스틱)'라는 것도 여느 때 씀씀이(용도)를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 것이나 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늘 처음 만나거나 새로운 것은 낯설고 어렵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수(방법)였기 때문에 좀 열없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한테도 쓸모 있겠다 싶었습니다.

 

우리가 '용도'라는 말을 많이 쓰고 '씀씀이'는 마음이나 돈을 쓸 때에만 쓰곤 하는데 앞으로 '몬(물건)을 쓸 때도 '씀씀이'라는 말을 자주 쓰고 비슷한 말로 '쓰임쓰임'도 있다는 것을 알아 두면 좋겠습니다.

 

-그녀는 씀씀이가 헤프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행동이 약간 굼뜨긴 해도 마음 씀씀이가 속악하지 않고 의기가 있는 무던한 젊은이였다.(문순태, 타오르는 강)

 

4351해 들가을달 스무나흘 닷날(2018년 8월 24일 금요일) ㅂㄷㅁㅈㄱ.

 

 사)토박이말바라기 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