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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있는 자의 죽음은 억울하지 않다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3 의리의 장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세상에, 이런 신기한 일도 있군.”

“배가 물속에 가라앉아 있다가 다시 떠오를 수 있다니! 이게 말이 되는 건가?”

“하여간 정도령은 사람이 아니라니까.”

서아지는 혀를 차면서 정도령의 반잠수정 귀선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충선 역시 위기의 순간에 사용하라는 정도령의 설명을 들었지만 이렇게 완벽할 줄은 전혀 예상 못하고 있었다.

 

“정도령은 이순신의 제국을 완성하라는 뜻으로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일세.”

“장군의 지적이 맞는 것 같소. 그런데 준사는 어찌 되었을까요?”

사위는 이미 어둠이 찾아 들었으나 바다 위는 달빛 물결이 찰랑였다. 저 멀리 가덕도 해안가에 일본 관선들로 보이는 불빛이 점등처럼 깜박이고 있었다. 서아지는 본래부터 곱지 않은 인상이었으나 잔뜩 얼굴을 찌푸리자 더욱 괴기한 인상으로 변하였다. 김충선은 바다 주위를 들러보았다.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군.”

“필경, 대낮처럼 밝았어도 준사의 행방을 알아내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저 무사하기를 기원할 수밖에는 방도가 없어.”

“하지만 준사는 시시한 놈이 아닙니다. 알고 있죠?”

김충선은 인정했다.

“물론이지. 일본에 있었어도 일만 오천 석의 영주감이지.”

“그래서 말인데요......놈들의 포격소리를 듣지 못한 것으로 미루어 전원 체포당한 것으로 보여 집니다. 한 번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어두워졌으니 적의 눈에 띨 리는 없지 않겠습니까?”

 

김충선이 망설였다.

“적의 대규모 함대의 출현을 통제사에게 보고해야 하네. 이들이 파 놓은 함정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으면 우리 함대가 위험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여유가 있을 것입니다.”

“전쟁에서 여유란 없어.”

“장군?”

“당장 회선하여 이순신 함대에 보고하고, 부산으로의 진격을 중지시켜야 해.”

“준사가 그때까지 살아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녀석은 고문을 받다가 죽게 될 것입니다. 준사는 절대 입을 열지 않을 테니까요.”

“그것이 장부의 삶이다.”

“하지만 너무 억울한 죽음이 아닙니까?”

“용기 있는 자의 죽음은 절대 억울하지 않다. 준사는 누구보다도 용감했다.”

 

“소생은 이대로 돌아가기 싫소이다.”

“그래서?”

“날 가덕도에 하선시켜 주십시오. 여기서는 바로 지척이니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습니까. 분명 적들도 가덕도 주변에 정박하고 이순신 함대가 오기를 고대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서아지, 너 혼자서 준사를 구출해 내겠다는 것이냐? 지금?”

“물론입니다. 가덕도에 떨궈만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