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나한상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그 신묘함을 느껴볼까?

국립춘천박물관,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특별전 개막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상태)은 2018년 특별전으로 “창령사 터 오백나한,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전시를 8월 28일 개막했으며, 오는 11월 25일까지 문을 연다. 강원의 산천이 그러했듯이 공동체에 휴식과 치유, 삶의 여유를 주는 역할을 다하기 위해 박물관 브랜드 유물로 창령사 터 오백나한을 선정하고, 2018년 특성화 사업의 하나로 고려건국1100돌 기념 특별전을 마련하였다.

 

 

이번 특별전시에서 가장 새로운 부분은 우선 전시 감상과 정보 영역을 분리한 것이다. 감상을 위한 영역에서는 현대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창령사 나한상의 성격을 드라마틱하게 드러내고자 시도하였다. 다음으로 전시 영역과 체험 영역을 통합하기 위해 공간 설계와 교육 프로그램 기획을 긴밀하게 조정함으로써 전시 공간 내에서 토크 프로그램과 명상, 요가 프로그램 등이 가능하도록 의도하였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성상(聖像)임에도 화내고 웃고 사랑하고 슬퍼하는, 탈속의 경계를 넘나드는 오백나한의 얼굴에 집중하여 설치미술가 김승영 작가와 공간을 설계하고, 오윤석 작가의 사운드 작품을 더했다. 김승영 작가는 수천 장의 벽돌을 이용한 설치작품 “Are you free from yourself?”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서로 한데 어우러져 호흡하는 숲과 같은 공간을 마련하였다. 숲 속에 고요히 좌정한 나한상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때론 입가에 미소를 머물기도 하고, 때론 깊은 사색을 끌어내기도 하는 나한상의 그 신묘한 힘을 느껴보도록 하였다.

 

그런데 작가와 박물관은 왜 작품 이름을 영어로 써야만 할까? 우리의 문화재를 주제로 하면서 굳이 우리말이 아닌 외국어를 쓴 까닭이 뭘까 묻고 싶다.

 

 

2부에서는 그동안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나한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성과를 펼쳐놓았다. 창령사 오백나한상의 미술사적 의의, 복식, 석재 산지, 보존과 복원 과정, 훼불 가능성에 대한 검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학문적 융합과 그것을 통해 이뤄낸 풍요로운 컨텐츠를 마련하여 전시로 구현하였다. 2부 전시 공간에 시원한 잔디 광장을 펼쳐놓아 이곳에서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3부에서는 나한상을 작품 주제로 삼아 창작해온 지역 작가들과 함께 현대 삶 속의 나한의 의미를 찾아본다. 홍석창, 최영식, 이형재, 최중갑 작가는 강원의 정체성에 대한 오랜 물음을 작품을 통해 구현하였으며,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을 가감 없이 따뜻하게 만날 수 있다.

 

 

특별전 개막과 함께 도록의 기능을 겸한 조사연구보고서를 간행하였다. 불교철학, 불교미술, 복식사, 지질학, 미학, 보존과학 등 10명의 전문가들이 창령사 오백나한상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 앞으로 나한상의 전시와 활용 등에 지침서 역할을 하도록 제작하였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하였다. 공개 강연 2회, 전시실 이야기 프로그램 2회, 요가를 겸한 명상 프로그램 3회 등과 함께, 국립춘천박물관의 일반적인 교육 프로그램들도 모두 이번 특별전의 주제와 연동되도록 기획하였다.